어린 시절
분명
시계는 게을렀다.
서른 살의 언덕을 넘었더니
신기하게
시계가 부지런해졌다.
누가 시계한테
자양강장제를 먹인 게 분명했다.
바빠진 시계 따라
발걸음도 빨라지고
마음도 빨라져
기다림은 초조하다.
시간이 금이 되면서는
점점 오르는 금값 따라
약속을 어기는 사람에 화가 났다.
어떤 날
차를 타고 가다
이쪽저쪽 차선을 바꾸며
바쁘게 움직이는 차를 보며
'얼마나 빨리 가려고 저러나'했다.
그러곤 신호가 바뀌어
멈춰있는 그 차를 만나면
속으로 조롱했다.
'결국 만날 것을~'
그랬다.
시간이 금이 되는 순간
금에 반하는 사람을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금이 될 수 없다.
금은 빨리 만들어내는 속성이 아니라
기다리고 연마해야만 빛을 내니
순금보다
귀한
지금을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