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추석이
실핏줄 적시며 가족에게 달려간다
귀성 차량 대홍수 속에서 치열한
휴게소 귀성객 소리들 폭포수였다
그 소리들 파란 고래 되어 나를 태우고
하늘을 헤엄치는 미끄러운 탈출 상상으로
지치고 피곤한 귀성행렬을 달래곤 했다
따끔 가시 벌려 쏙쏙, 알맹이 밤 가득 주워 오며
밤 웃음 주렁주렁 건네주시던
아버지의 추석이 군밤스러웠다
추억을 품을 때마다 군밤 냄새가 났다
동태전, 새우전, 고구마전, 동그랑땡 먹은 손에
고돌이 화투 속 새들도
패의 규칙 따라 옮겨 다니며
손에 묻은 명절 음식들 따닥, 싹쓸이 먹었다
바리바리 싸준 명절 음식
가지가지 담아준 김치들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솔솔 냄새 피우던
추석 이바지 음식이 여리고 보드라운 시간을 품어
나를 감쌌다
추석 드라마에서 누군가 울 때
묻어 두었던 어릴 적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눈물에 둥둥 떠다녔다
아이 같아진 귀에 귀뚜라미 울음 그윽할 때
베란다 창 밖으로 퍼졌던
연노랑 만리향 꽃 향기가 그리웠다
깊은 정에 깃들어 가는
추석 소망들 익어간다
함박웃음 보름달 부풀어 오른다
눈부신 소망들 띄워본다
** 풍요롭고 행복한 추석 보내셔요.
(대문사진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