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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의 짧은 소회

2년 반의 시간들

by 윤덕수
리더십은 앎의 문제가 아닌
실행의 문제

작년 여름 네슈빌에서 마셜 골드스미스 박사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 내 안에서 조용히 깨어난 문장이 있었다. “지금 서 있던 자리에서 한 발만 더, 태양을 향해 내딛자.” 그 한 발이 『리더십 트리거』의 시작이 되었다. 그날 이후 출간이라는 목표를 일상으로 불러와 글쓰기라는 하나의 실행 행위를 습관으로 굳혔다. 돌아보니 책 출간에는 몇 가지 아주 단순한 원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첫째, 꾸준한 글쓰기다. 대부분의 작가님들도 이것을 첫 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나 또한 2년 동안 일주일에 한두 편씩 브런치에 꾸준하게 글을 올렸다. 초고를 쓰고, 이튿날 지우고, 다시 쓰는 시간을 반복했다. 이 시간이 참 쉽지 않았지만, 나를 훈련하는 참 공부의 시간이었다. 문장 사이에 숨은 나의 편견을 걷어내고, 이론이나 개념과 사례의 연결을 찾고, 다음 문단에 들어가야 할 내용들을 써넣는 과정이었다. 글이 생각을 선명하게 만들고, 선명해진 생각은 다음 행동을 단순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매주 체감했던 것 같다. 그리고 꾸준함도 일정 수준이 되면 영감을 생산하는 공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다. 다양한 생각의 꼬리가 글감, 글소재를 찾는데 좋은 역할이 되어 주었다.


둘째, 뚜렷한 목표였다. 광화문 교보문고 자기 계발 코너에 내 책이 진열된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나태해질 때면 인왕산 정상에 올라 광화문을 내려다보며 그 모습을 선명하게 새겨 넣었다. 목표가 손으로 만지듯 구체적일수록 그 목표는 의지를 더욱 강화시켜 준다. 이것이 인지부조화를 줄이려는 뇌의 인지적 특징이다. 연쇄적으로 목표가 뚜렷해지니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분명해지고, 불필요한 욕구는 자연히 걸러졌다. 그래서 출간이라는 것이 오늘의 선택에서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작고 반복적인 절제의 합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야 글쓰기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미국 네슈빌에서 세계적인 리더십 분야의 그루! '마셜 골드스미스' 박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리더십은 앎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이자, 정답의 영역이 아니라 실행의 영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리더십 트리거』는 거창한 선언적 책이 아니라 작은 행동의 실행서이다. 오늘 한 줄 쓰는 습관, 먼저 묻는 용기, 오늘 한 걸음 태양 쪽으로 움직이는 실행과 그 방법에 대한 것들이다.


바람이 있다면 출간이 끝이 아닌, 다음 실행을 부르는 또 다른 시작이 되길 스스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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