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
나에게 일의 의미란 무엇일까?
누구나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나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특히, 인생에 있어서 미래의 모습으로 삼고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 롤모델로부터 좋은 영향력을 받기 위해서는 그(그녀)의 어떤 부분을 모델링할 것인가가 중요한데, 일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개념과 생각을 정립하는데 큰 영감을 받고 있다. 나에겐 교세라의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이란 책임이 수반된 의무이자 빨리 덜어내야 할 짐쯤이 될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짧게 하고 최대한 많은 보수를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마련일 것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먹고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생각을 전환하면 우리 인생에서 가장 넓은 면을 맞대고 있는 것이 일이다. 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마음에 따라 인생의 성공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일이라는 것이 단순히 힘든 노동이 아닌 인격을 수양하고 내면을 키우는 과정으로 인식해 보면 어떨까? 자기의 일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오랜 시간 자기 일을 올곧게 지켜오면서 마음을 갈고 닦는 사람이 지닌 인격의 무게감에 감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일을 하려면 손이 베일만큼 해야
(지금의 내 능력으로 달성할 수 없을 것 같은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이유)
사회 초년생 때 회사 멘토로부터 "10년 후"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그 책은 좋은 명언들이 수록되어 있었고, 목표에 관한 어느 명언이 20년이 지나도록 나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 내게 목표를 계획으로 만들어 어떻게 실행으로 옮겨 나가야 하는지 그 개념에 대해 많은 영감을 주었다. 돌이켜 보면 책 한 권의 책이 20대 청년에게 좋은 커리어 길라잡이가 되어 준 것이다.
그런 내가 이제는 40대 중반에 서 있다. 얼마 전 미래에 대한 생각들이 하고 싶어 무작정 히말라야로 떠났다. 그리고 험난한 산속을 걸으며 문득 목숨을 걸고 저 높은 산의 정상으로 향했던 산악인들의 고귀한 스피릿이 심장으로 강렬하게 파고든다.
"정상에 서면 뭐가 있길래, 목숨까지 걸고 그래야만 했을까?" 이내 또 하나의 생각이 밀려온다.
....
"J, 넌 너무 안전하게만 살아왔어! 덕분에 뚜렷한 실패도 없었지..“
....
"이젠 실패 때문에 멈칫거리며 살고 싶지는 않아!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해보는게 인생이야!!"
히말라야 산에서 돌아와 그 때의 생각들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목표에 대한 것이 크다. 그동안 난 목표를 세울 때 현재 나의 능력에 맞춰 설정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니 고만고만 한 성취야 이뤄냈지만, 내 능력을 뛰어넘는 결과는 없었다. 나의 능력에 맞춰 목표를 실행했으니 당연히 얼토당토 한 실패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목표를 세울 때, 현재 나의 능력 이상의 것을설정할 것이다. 지금 능력으로 절대 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목표를 미래에 어느 시점에 달성한다고 정할 것이다. 그 시점에 맞춰 현재 내 능력이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할 것이다. 능력을 그만큼 높여야 가능해질 일이니, 나는 그만큼의 성장이 필요하다. 그래야 실패하더라도 이유가 있는 실패가 되는 것이다.
현재 내 능력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미리 결정해 버리면 결코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더 높은 목표에 다다를 수 없게 된다. 현재 내 능력으로는 할수 없어도 반드시 이루겠다는 강한 신념으로 임하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높은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높은 목표인식은 태도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무슨 일이든 손이 베일만큼 해야겠다. 그렇지 않고서는 제대로 했다고 생각지 말자. 탁월한 수준이란 최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손이 베일만큼 날카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이 없으면 봄 도 없다
"신이 손을 뻗어 도와주고 싶을 정도로 일에 전념하세요. 그러면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일지라도 반드시 신이 손을 내밀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고 영세한 전기 절연 초자를 만드는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한 이나모리 가즈오는 월급마저 제때 받지 못했다. 모든 것이 불만스러웠고, 현실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초라한 자신을 느꼈다. 퇴사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모두가 떠난 회사에 남아 포스테라이트(TV에 사용하는 절연재료) 분말 성형을 위해 몇 날 며칠 연구실에서 홀로이 서성이다 우연히 바닥에 떨어진 왁스를 발견하고 눈이 번쩍 뜨인다. 파라핀 왁스로 숱하게 고민하고 고생한 문제를 기적처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주어진 조건이나 환경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여 불만스러워하거나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할지 아니면 자신을 성장시켜 줄 절호의 기회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다. '할 만큼 했으니 이젠 더 이상 안돼'라고 포기하고 싶은 때가 오더라도 그것을 마지막이 아닌 제2의 출발 지점이라고 여기자. 더 강한 의지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일을 이루겠다고 다짐해 보자.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에 완전히 다른 곳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일도 그렇지만, 인생 역시 마찬가지이지 아닐까?
이나모리 가즈오는 나에게 인생과 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롤모델과 같다. 비즈니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삶에 얼마나 깊은 애정이 있는지,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시련이 무슨 의미인지...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닮고 싶은 인본주의 경영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