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만나기까지 여전히 5개월의 여정이 남았다. 아빠와 엄마는 매일 밤 달님에게 기도한다. 우리 아기를 꼭 지켜달라고.
첫 아이 임신으로 궁금증도 많고 호기심도 많은 우리 부부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기이기에 늘 조심하려 하고, 아기를세상 밖에서 만나는 그날까지 우리 또한 부모가 되는 준비를 한다.
자꾸 초조해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내가 초조해지면 그 마음이 아기에게 다 전달될 것임을 알기에, 그래서 이 태교일기는 새싹이를 그리며 써 내려가는 나만의 귀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태교는 아기에게도 중요하지만, 이 시간만큼은 엄마에게 또한 매우 소중한 시간이기때문이다.
늘 나 하나만 생각했던 지난날과 달리, 이제는 책임져야 할 생명이 생겼다. 새 생명을 마주하기 전까지 나의 온전한 시간도 이전만큼 생성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 시간은 나로서 마주하는 어쩌면 마지막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예비엄마로서, 아직은 나를 돌보는 시간으로서 글을 적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 태교의 모든 행위가 어쩌면 나를 위한 마음 수련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아기와 마주하기 전, 자신을 단련하는 시간 또한 필요하다.
양지를 잘 다듬어야만 씨앗이 뿌리를 내려 성장하게 돕듯이, 나는 양지가 되어 지금 그 씨앗을 잘 뿌리내리도록 품고 있다.
내가 살아온 발자국이 모여 양지가 되고, 아기가 자랄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그래서 엄마의 토대가 아이에게 충분한 영향을 주려면, 스스로를 잘 다듬어 아기에게 좋은 밑거름의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렇듯 나는 지금 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내 인생의 양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다.
엄마도, 아빠도.
부모라는 양지에서 아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결혼을 하려고 할 때, 결혼식을 준비하지 말고 '결혼생활을 준비하라고 했다' 결혼은 이상적인 삶이 아니라 현실 속의 삶이기 때문에.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임신기간 동안은 부모가 되어 가는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 아기는 평생 아기이기만 할 수 없고, 성장해 가는 한 '인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