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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즈 May 26. 2024

선선한 5월 바닷가 캠핑

인천 송도 국제 캠핑장

 작년 4월 캠핑의 계기가 된 친구들이 놀러 와 오랜만에 함께 캠핑했다. 인천 송도 국제 캠핑장은 혜원이와 딸과는 자주 오는 곳인데, 친구들과는 처음이었다. 흐린 날씨 덕에 최고기온 21도, 최저기온 16도로 바깥에서 시간 보내기 좋은 날이었다. 캠프사이트에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은 딸의 낮잠시간이라, 내가 먼저 가 친구들과 준비하고 놀다 돌아와 혜원이와 딸을 픽업해서 다시 캠프사이트로 가는 계획이었다.





 캠프사이트를 정리하고, 쉘터에 들어와 야전침대에 누웠다. 선선한 날과 편안한 친구들 덕에 회복되는 시간이었다. 낮잠 한숨 자볼까 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아침에 늦잠을 자서인지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하는 캠핑에 설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쪽이라도 행복한 이유다. 친구들은 이번 캠핑에도 먹을걸 필요 이상으로 준비해 온 것 같았다. 아무 데도 쓸데없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딸이 낮잠에서 깼다는 소식에 가족들을 픽업하러 집으로 돌아왔다. 





 혜원이와 나는 오래 연애했기 때문에 내 친구들 모두 혜원이와 친하다. 덕분에 서로 불편함 없이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우린 함께 저녁식사 하고, 딸과 놀아주기도 하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친구들은 먹는 걸 이어갔다. 뭘 먹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이들은 무엇인가를 계속 먹었다. 


 



 이런 날씨는 가을이 오기 전에는 다신 못 만날 것 같아 아쉬울 정도로 밤기온은 적당했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만났다. 오랜 시간 함께한 덕분에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함께하는 시간이 기대되는 이유다. 늦은 시간까지 나지막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밤이 깊었다. 장작을 모두 태운 후 한 친구를 보내고 우리는 쉘터에 들어갔다. 





 가지고 간 쉘터는 자그마한 크기였는데도, 안에서 셋이 자기 충분했다. 테이블 몇 개와 아침에 마실 커피 관련 도구들을 뒀다. 쉘터에 들어와 잠시 더 이야기하다 금방 잠에 들었다. 모두 피곤했나 보다. 밖에서의 잠은 편차가 심하다. 어떤 날은 편안한 잠을 자기도 하고. 어떤 날은 불편한 잠을 자기도 한다. 아직 무엇이 편한 잠자리를 만드는지는 모르겠다. 이날은 불편한 잠자리였다.  





 여덟 시쯤 일어나 커피를 준비했다. 다들 비슷하게 일어난 것 같다. 주전자에 물을 담아 버너에 올리고 다시 누워 빈둥거리다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 마시며 정신을 차렸다. 캠프사이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 중 하나다. 집에 와 사진을 정리하다 보면 버너 위 주전자가 가운데 위치하는 적이 없다. 매번 이렇게 삐딱하게 있는 걸 발견한다.


 커피를 대접을 내렸냐고들 했지만 금세 마시고 밖으로 나와 정리를 시작했다. 아침기온도 적당히 쌀쌀해 쾌적했다.  

 




 금방 자리를 정리했다. 셋이서 하는 정리는 빠르기도 했고 효율적이기도 했다.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은 돌아갔다. 이 친구들과 나이 먹으며 언제고 만나 마음이 편안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으면 한다. 그래서 친구들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식사량부터 조절해야 할 것 같은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저 강한 유전자를 타고나 다량의 정제탄수화물과 지방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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