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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명철 Aug 31. 2024

소비를 줄여야 그나마 직장을 탈출할 수 있다

하기 싫은 일과 과소비의 악순환

사업 4년과 직장생활 5년, 총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을 하고 있다. 사업도 사업 나름대로 힘든 점이 있었지만 직장생활은 또 다르게 내게 고통과 힘듦을 주고 있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둘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계속해오고 있다.


고단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싶은 건 모든 셀러리맨의 꿈이다. 하기 싫은 일을 남이 시키는 방식으로 하루에 8시간 이상 하는 것이 어떻게 안 힘들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 더러운 직장 언제 그만둘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다닌다.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마땅치 않다. 문제는 수입이다. 수입이 있어야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는데 대부분의 직장인은 월급 외에는 수입이 없기 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이 주식, 코인, 부동산, 부업 등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회사 밖에서 수입을 만드려고 노력한다. 대부분은 실패하지만.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직장을 떠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버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많이 어렵고 나도 가보지 못한 길이라 글을 쓰기가 어렵다. 내가 도달하고 싶은 목표이지만 언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우선 내 욕망이 무엇인지부터 찾아야 되기 때문에 오래 걸릴 것 같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는 건 남들보다는 빠르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돈을 모아뒀고 쓰는 돈이 적기 때문이다.


적게 일하기 위해선 적게 써야 된다.


우리가 더럽고 치사한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돈'이다. 요즘은 국가의 미래, 국가 경쟁력 확보 등을 외치며 일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계속하는 건 '돈' 때문이다. '돈'은 필요하다. 자급자족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생활을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분명한 건 돈을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회사를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는 멀리서 찾을 필요 없이 우리들의 회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우리 회사의 팀장은 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아마 실수력 기준으로 700만원은 넘게 받을 것이다. 나이도 40대 중반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열심히 일을 하고 모았다면 모은 돈이 꽤 될 것이다. 특히나 그는 아직 미혼이기 때문에 아내, 부인에게 들어갈 돈도 거의 없다. 본인의 생활에만 쓰면 된다. 그는 매일 이 놈의 치사하고 더러운 회사 언제 그만둘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내가 본 것만 벌써 2년째이다. 하지만 그는 회사를 절대 그만두지 못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 왜 그럴까?


그는 버는 돈이 많지만 쓰는 돈도 많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습관처럼 말하지만 이번에 차를 바꿨다. 그것도 BMW X7으로! 차에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찾아보니까 1억 후반대인 아주 고가의 차량이었다. 이 차를 할부로 샀기 때문에 그는 한 달에 차값으로만 꽤 큰돈을 써야 된다. 그리고 그는 강남의 아파트에 대출을 받고 전세로 살고 있다. 그 전세의 이자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그리고 그는 골프가 취미이고 전자기기를 사는 취미가 있기 때문에 취미와 소비에 나가는 비용도 꽤 크다. 대략 따져도 월에 400만원은 이상은 고정비로 나가는 것이다. 그가 회사생활이 아무리 더럽고 치사하더라도 그만둘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절대 그만둘 수 없다. 수입이 없는 상태로 돌아가면 400만원이라는 고정비를 감당할 수가 없고 이것을 알바나 다른 방법으로는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그가 그만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직장으로 이직이 확정되었을 때만 가능하다. 아무리 회사에서 부당하고 과한 업무를 시키더라도 그는 자발적으로는 퇴사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회사에서 해고통보를 받으면 그는 크게 절망하거나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면 내가 월급 외에 수입이 없어도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지출이 적기 때문이다. 지출이 적다는 것은 2가지를 의미한다. 첫 번째는 모아둔 돈이 있다는 점이다. 지출이 적었기 때문에 회사생활을 하며 받은 월급 중 많은 부분을 저축을 했다. 이 저축액이 내가 앞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로 돈을 버는 과정을 버티게 해 줄 큰 자산이 되었다. 당분간은 수입이 없더라도 모아둔 저축액을 쓰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시간을 가지게 해 줄 것이다. 두 번째는 회사에서 월급을 안 받더라도 알바 등으로 어느정도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나는 월 고정비가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낮다. 아껴 쓰는 게 습관이 된 덕분에 소비가 크지 않고 어떻게 하면 아껴 쓸 수 있는지 방법을 많이 알게 됐다. 내가 대략적으로 쓰는 비용은 주거비와 식비 등 모든 비용을 합쳐서 아껴 쓰면 한 달에 120만 원 정도로 가능하다. 120만원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충당이 가능하기 때문에 퇴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만약 내가 한 달에 월 고정비가 200~300만원이었다면 나는 퇴사를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지금 회사가 너무나 싫고 괴롭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퇴사가 아니라 이직이었을 것이다.



'하기 싫은 일' ->' 과소비' -> '하기 싫은 일'의 악순환을 끊는 법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과도한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은 시지프스가 끊임없이 돌을 옮기는 형벌을 스스로 주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과소비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부모가 물려준 재산이 많지 않은 보통사람의 삶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이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우리는 '하기 싫은 일'을 '과도하게 하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 차라리 돈을 많이 벌어서 과소비를 하면서도 편하게 놀고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소비 줄이기' vs '과소비가 가능할 만큼 많은 돈 벌기' 중에 더 쉽고 빠른 방법은 '소비 줄이기'일 것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하기 싫을 덜 하고 좋아하는 일을 더 하기 위해 소비를 줄여보면 어떨까?


(물론 무조건 아낀다고 능사만은 아니다. 나는 사실 지금까지 과하게 돈을 아낀 편이었고 거기서 생긴 여러 가지 부작용과 단점이 지금 많다. 그 얘기는 다음 글에서 한번 다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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