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퇴사통보를 했다. 퇴사를 고민한지 꽤 오래되었지만 겨우 결심을 굳히고 팀장과 대표에게 말했다.
퇴사를 고민하는동안 많이 힘들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회사를 다닐려고 하니 죽을 맛이었다.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회사를 다니는게 괴로운 상황임에도 불안과 집착때문에 놓지를 못했기 때문일테다. 이제야 월급, 회사라는 배경,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던지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제일 먼저 팀장에게 퇴사를 말하러 가는 길은 떨렸다. 걸어가면서도 '그냥 다음에 말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더이상 미루는 건 끝난 고민을 또 다시 반복하는 것 같아 미루지 않고 말했다. 팀장에게 말하고 바로 대표에게 가서 말하니 드디어 퇴사가 결정난 기분이다. 이직하여 퇴사하는게 아니고 아직 하는 업무가 남아서 퇴사일을 11월30일로 잡았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큰 고민을 하나 마무리한 느낌이라 머리 속이 가볍다. 이제는 회사가 없는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만 생각하면 된다. 무거웠던 돌덩이가 하나 사라지고 머리와 몸이 좀 더 가벼워진 느낌이다.
퇴사를 선택하기까지 가장 고민됐던 부분은 혹시나 나중에 이 선택에 후회를 할까봐였다. 그동안 후회의 감정을 잘 다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혹시나 내 선택에 후회를 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했다. 그래서 후회에 대해 많이 생각하며 정리하였다. 선택은 현재이고 행동이며 후회는 사후적이며 관념이다. 선택만이 현재를 살아가는 일이고 후회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관념에 속한다. 그러니 선택을 믿어야하며 사후적으로 평가하고 후회하지 말아야한다. 충분히 고민하고 숙고된 선택이라면 후회할 필요가 없다. 그 후회는 정당하지 않다. 그 후회는 단지 사후적인 결과에 따라 나온 해석이다. 어떤 선택에 대한 결과는 보장할 수 없다.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기대하지 않은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결과도 영원하지 않다. 지금은 안 좋은 결과로 보일 수 있지만 나중에는 좋은 결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니 충분히 숙고한 선택에 후회하지 말자. 그리고 충분히 숙고한 행동은 나중에 보면 이상할 선택이었을순 있어도 그 당시에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이다. 그 사람의 역량의 문제이든, 상황의 문제였던 간에 말이다.
세상을 많이 두려워할 필요없다. 몸을 움직일 자신만 있으면 뭐든지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죽은채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있는 채로 살아가고 싶다. 생생하게 삶을 느끼며 역동적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내 삶을 책임지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