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의지를 만든다.
결핍보다 더 큰 의지, 비교할 수 없는 동기를 만드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은 강력한 동기를 만든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게 만들고, 내가 싫어하는 일도 할 수 있게 만든다. 그것이 사랑이 가진 힘이다.
그 무엇보다 내게 강한 의지를 불러일으킨 건 '사랑'이었다. 대학교때 마케팅 학회 회장을 할때 좋아하던 후배가 있었다. 그 후배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학회 일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녀에게 멋있는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른 학교 학회들을 초대해 연합 세미나를 기획했고,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에게 열심히 콜드메일을 보냈었다. 졸업한 선배들을 학교에 초대해 취업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짧은 임기 내에 다른 회장들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기는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었다.
한때 좋아했던 선배가 한명 있었다. 오랫동안 그녀를 짝사랑했고 그녀의 마음을 얻고 싶었다. 그녀를 편하게 해주고 싶었고 그녀의 얼굴을 잠시라도 보고 싶어 차를 샀다. 그리고 퇴근하고 강남에서 출발하여 동대문에서 그녀를 태우고 정릉까지 그녀를 데려다 주고 다시 강남으로 돌아왔다. 퇴근 후 그녀를 데려다주고 집에오면 꼬박 4시간이 걸렸다. 그녀가 회식이라도 있는 날에는 그녀의 회사 근처 카페에서 2~3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그녀가 부탁해서 한 것도 아니었고 피곤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이겨내게 한 것은 사랑이 만든 의지였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경우는 많다. 평소에는 죽어도 하기 싫던 외국어 공부가 외국인 이성친구가 생기니 금방 느는 친구들, 아픈 다리를 이끌고 멀리사는 연인을 만나러 가는 남자친구, 미국에서 일하는 남자친구와 통화하기 위해서 새벽에도 안자고 기다리는 여자친구,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야간에 대리운전을 뛰는 아빠, 아픈 아이를 간호하기 위해 옆에서 밤을 새는 엄마, 이 모든 힘든 일을 거뜬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다. 진정한 사랑은 사람에게 강력한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스스로 되뇌이는 억지스러운 각오가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기는 강력한 의지, 그것이 사랑이 만드는 힘이다.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의지, 사랑
30대 중반이 되니 주변 친구들이 종종 삶이 공허하다고 말한다. 한번은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분이 자기는 사실 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했다. 만약 고통없이 죽을 수 있다면 내일 죽어도 별로 미련이 없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조금 놀랬고 나도 2년 전에 심한 무기력과 함께 '내가 뭐하러 살고있지?' 라는 생각했던 것이 떠올랐다.
삶이 공허한 이유는 무엇일까, 살아갈 이유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살아 가야하는 이유는 오직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행동의 동기도 낳지만 삶을 살아가게 하는 동기 또한 만든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정말로 사랑하는 것(영화, 음악, 소설, 시, 여행)이 있다면 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떻게든 사랑하는 것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살아갈 방법을 찾을 것이다. 사랑은 가장 큰 기쁨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것이 있는 사람들은 살아갈 동기를 그것들로 인해 얻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만큼 동력을 얻을 것이다.
삶의 공허를 느끼는 사람들은 내 삶에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지 돌아봐야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것이 없다면 사랑하는 것을 찾는 것을 그 무엇보다 우선순위로 내 삶에 두어야 된다. 그래야 공허함에 안 빠지고 삶을 살아갈 동기를 찾을 수 있다.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그를 위해 돈을 벌지만, 사랑하는 것이 없다면 돈이 있어도 공허하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돈은 있지만 공허를 느끼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이 없는 삶은 죽은 삶이다. 메마른 삶이다. 사랑하는 것이 없다면 정말로 살아갈 이유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제야 삶은 '사랑 아니면 죽음'이라는 표어가 조금 더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