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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명철 Dec 28. 2023

나에게 기대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나는 질식한다.

기대가 주는 폭력

요즘 내 주변에는 나에게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엄마는 내가 센스있게 가게 일을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엄마의 기대에 맞게 일을 안 도와주면 엄마는 가끔 짜증을 낸다.

친할머니는 내가 할머니집에 가면 용돈을 달라고 한다. 용돈을 안주면 서운해하고 말을 안 하신다.

여자친구는 내가 알아서 센스있게 딱 잘해주는 남자친구이기를 기대한다. 크리스마스때는 좋은 식당을 알아서 예약하기를, 크리스마스때는 알아서 케이크를 사놓기를 기대한다. 그것을 안 했을 때 여자친구는 실망하고 화를 낸다.

나에게 기대를 하지 않는 사람은 아빠밖에 없다. 아빠는 나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용돈을 드려도 다시 나에게 준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는 아버지가 나를 그냥 사랑해주구나로 느낀다.


나에게 사람들이 기대를 많이 할수록 나는 숨이 막힌다. 내가 그 기대를 충족 못하면 사람들은 실망을 하고 나에게 작은 비난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기대를 받으면 그것이 내가 꼭 해야되는 의무처럼 느껴진다. 나는 그들의 기대를 충족해야되는 의무를 가지지 않았다. 아들이라서, 손자라서, 남자친구라서 그들의 원하는 바를 꼭 따라줘야되는가?

그들의 기대가 내가 그들을 위해 하는 행동을 당연하게 만들고, 그 행동을 안하면 실망을 하고 나쁜 사람처럼 느끼게 만든다.


만약 그들이 나에게 당연하듯이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부탁이면 어떨까? 나는 대부분 기꺼이 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부탁할때 나는 그것을 의무라고 느끼지 않는다. 사랑하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똑같은 행동이라도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때 나는 사랑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의무이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라 느껴진다.


부탁과 기대는 다르다. 기대는 해주면 좋고 안해주면 실망한다. 부탁은 해주면 고맙고 안해줘도 서운하거나 밉지 않다. 




나는 과연 얼마나 타인에게 기대하고 그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을까? 나 또한 얼마나 타인에게 당연하듯이 많은 것 바라고 그것을 안 해줬을때 실망하고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기대해서 부담을 주지 말자. 그들이 나에게 배풀어주는 사랑을 당연한 것이라고 바라지 말자. 그것을 안해줬을때 실망하거나 미워하지 말자. 그리고 필요한게 있다면 좋은 말로 부탁해보자. 그리고 그들이 그것을 들어줄 수 없었을때 서운해하거나 미워하지말자. 나의 과도한 기대로 나에게 사랑을 주고 있는 그들을 질식시키는 실수를 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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