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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명철 Dec 25. 2023

사랑에 결과는 없다. 과정만이 남아있을 뿐

영화 우리도사랑일까(2012)를 보고

11년 전에 개봉한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2012)'를 넷플릭스를 통해 보았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결혼한 여주인공이 새로운 끌림을 대변하는 이웃남자와 변한없지만 사랑이 끝난 남편과의 관계 중에서 고민하다가 새로운 사랑을 선택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이다.


이 영화가 좋았던 점은 사랑의 속성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식은 부부의 사랑 vs 새로운 설렘으로 다가온 사랑 중 어떤 것은 옳고 어떤 것은 나쁘다라고 보여주지 않는다. 감독은 사랑의 실제성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 선택과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1. 

여주인공 '마고'와 남편 '루'는 주위에 볼 수 있는 흔한 부부이다. 오히려 사이가 좋은 편에 속한다.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남편 가족과의 관계 또한 좋다. 하지만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루'는 장난치고 재미있는 친구같은 부부관계를 원했고, '마고'는 그 외에도 설레고 로맨틱함 또한 있는 부부관계를 원했다. '마고'는 어떨때는 친구같고 어떨때는 연인 같은 모습을 '루'에게 바랬지만 '루'는 한결같이 친구같은 남편이었다. 그것은 '루'가 치킨요리 전문가로서 치킨요리만 매일 하는 모습으로 대변된다.


한결같은 사람.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이미지로 표현된다. 하지만 여기서 '루'도 과연 '마고'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까?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은 내 모습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상대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뀔 수 있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었을때 내가 기쁨을 느끼는 것이 사랑이다. '마고'는 '루'에게 기회와 힌트를 계속 주었다. 나는 키스할땐 장난을 안쳤으면 좋겠다고,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궁금해달라고. 하지만 '루'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상대가 원하는걸 알아채고 변화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기에 '마고'는 더이상 '루'를 사랑하지 않고, 떠나버린 것이다. '마고'가 떠날 때 '루'는 뒤늦게 말한다. 영원히 함께 할 줄 알았다고. 이런 생각이 '루'가 '마고'가 원한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들어주지 못한 이유 아니었을까.




2.

'마고'는 새로운 설렘과 사랑을 느낀 '대니얼'에게 떠난다. 만약 새롭게 떠난 사랑의 핑크빛 모습만 그렸다면 이 영화는 '지겨운 사랑을 끝내고 새로운 설렘만을 찾아나서라'라는 불륜 장려 영화, 혹은 사랑의 속성 중 반쪽만 보여주는 영화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마고'와 '대니얼'의 사랑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둘의은 초반에는 큰 행복과 기쁨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사랑 또한 권태와 시듬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마고'는 '대니엘'과의 사랑이 끝나가는 시점에 떠난 사랑을 후회하고 다시 그리워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사랑과 삶의 솔직한 모습이다. 새로운 것이 기존 것보다 항상 좋으라는 법도 없고, 그것이 영원할 것이라 장담하지 못한다. 새로운 것이 헌 것이 되었을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수 있고 돌아가고 싶을 수도 있다. 이것이 우리가 삶에서 겪는 현실적인 모습들이다.


그렇다면 단지 이 영화의 메시지를 단순히 세상에 영원한 사랑은 없기에 현재 사랑에 충실하고 부족하더라도 만족하면서 살아라로 결론내면 될까?



3. 

엔딩장면에 '마고'의 옆에는 '루'도 없고 '대니얼'도 없다. 그녀는 혼자 놀이기구를 타고 있지만 울고 있지 않고 웃고있다. '마고'는 끝까지 밀어부친 자신의 삶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다. 비록 두 번의 사랑이 모두 끝나버렸지만 사랑에서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후회없이 찬란하게 사랑했으면 결론이 어떻든 그것으로 가치있는 시간이었단 것을. 그것이 사랑의 속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감독이 말하는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닐까? 영원한 사랑은 없고 대부분의 사랑은 끝이 난다. 하지만 끝이 난다고 해서 사랑을 회의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때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라고. 최선을 다해서 사랑한 후 사랑이 끝났다면, 그것은 놓아주어야 된다고. 그리고 또 다시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을때 최선을 다해서 그 사랑을 만끽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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