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바람 Aug 10. 2024

캐나다 정착 준비의 여정들.


도착한 첫날 예약해 둔 숙소는 버나비에 위치한 에어비앤비.

여기에서 차량도 인수받고, 휴대폰이나 면허증 등 필요한 업무를 마치고 우리가 정착할 동네로 천천히 넘어가기로 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BC주의 시골마을인 넬슨. 여기서 차로는 7시간 30분쯤은 더 달려가거나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여기선 서울에서보다 크고 튼튼한 차가 필요할 것  같고,

시골 마을에는 원하는 차량의 재고가 없을 수 있으니...

5~6개월 전 미리 한국에서 차를 주문하고 밴쿠버에서 인수하기로 했다.


차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전화번호도 필요하고, 면허증도 필요하고..


도착한 첫날, 메트로 타운에 가서 현지 휴대폰을 개통했다. 통신사 직원의 친절한 안내와 수다(한국을 엄청 사랑하는 직원 ㅎㅎ 블랙핑크 왕 팬이고 여행 가고 싶은 버킷리스트 1번이 제주도라고 해서 괜히 으쓱으쓱..^^)로 무난히 개통하고 숙소로 돌아와 푹.. 쉬었다.

아직은 봐도 봐도 예쁜 밴쿠버 하늘.. 언제까지 예쁘다 느끼게 될까?


도착 둘째 날, 드디어.. 본격적으로 기본적인 업무들을 하러 아침부터 움직였다. 스스로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너무 헤매고 싶지 않은 마음에 밴쿠버에서 차량 관련 정착을 도와주시는 분과 함께 했다. 그분의 진두지휘로 척척척.


메트로 타운에 있는 ICBC(면허증 교환 센터)에 들러 면허증을 교환하는데.... 헉.. 남편의 색약(남편은 일부 색깔의 구분을 어려워하는데..... 나는 도통 설명을 들어도 이해하기 힘들더라는...ㅜㅜ 단풍이 칙칙한 색이라고 늘 말하는 사람....)이 여기서 발목을 잡힐 줄이야..


 우리나라는 면허증을 영문 면허증으로 가져오면 캐나다에서 간단한 질문과 테스트(시력을 측정하는 기계를 들여다보면 6가지 정도의 테스트가 나온다. 색약 테스트, 불빛 보고 반응하기, 시력 테스트, 모양 식별하기 등등.. 나름 까다롭네..) 이후 몇 가지 운전 상식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면 바로 교환해 주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나의 경우에는 쉽게 교환을 했는데...

남편은 안과 의사를 만나 소견서를 작성해 오라고 했다..ㅜㅜ


당황한 나와 남편은 바로 옆에 있는 안경점의 소개로 다음날 안과의사와 진료 예약을 잡았다.


다음날, 운이 좋게도(?) 한국 의사 선생님. ㅎㅎㅎ 선생님은 12살 무렵 이민을 오셔서 영어에 크게 무리 없이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잘 오셨다고 얘기해 주시는데 괜히 안도...^^;(사실 영어를 거의 못 하는 11살 아들이 걱정되었던지라.... 사실 나와 남편을 제일 걱정해야겠지만^^;)


아무튼, 운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소견서를 받고 (155불 지출ㅠㅠ) 다시 ICBC에 방문했다.


결과는... 그래도 보류..ㅠㅠ 의사 소견서 받아오면 해준다더니... 까다롭다 ㅠㅠ  이 나라에서는 음주운전이 중범죄라 만약 한국에서 음주운전 경력이 있으면 영주권 받는 것에도 지장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법과 규정도 까다로운 것인지... 속은 상하지만 별 수 없었다.


더 상위 기관에서 다시 검토를 하고 집으로 결과를 보내준다고 기다리라고 하니..... 기다릴 수밖에...

캐나다는 뭐든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들었는데.. 그냥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려야겠다 생각했다.


다행히 국제 면허증으로 당장 운전은 가능하고, 다만 보험료에 영향이 있으니 추후에 캐나다 면허증으로 발급을 받으면 그때 보험료를 다시 조정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괜히 억울하기도 하고.. 복잡한 절차와 추가 비용이 들어 속상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보다 더 한 일도 있을 수 있겠지. 괜찮다. 내려놓기로 했다..ㅜ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우리 삶이 앞으로 롤러코스터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밖에 은행계좌도 만들고... 비자가 있으니 이런 업무들을 할 수 있는 거였구나.

현지 휴대폰 번호, 면허증, 은행계좌가 생기니  별거 아니겠지만 내가 이곳에 산다는 게 더 실감이 났다.


큰 일들을 뒤로하고 구경 온 마트.

먹는 걸 좋아하는 나는 다른 나라 마트 구경은 늘 제일 재미있다 ㅎㅎㅎ

흠이 생긴 과일들이지만 인심 좋게 아이들에겐 공짜로 주는 마트..^^

공산품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좀 비싸지만.. 기본 식재료의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것 같다. 특히 육류와 채소나 다양한 품종의 사과(요즘 한국 사과가 금값이니ㅠㅠ).. 소고기의 사이즈가 엄청나다.. 8.2kg에 72불.. 물론 저걸 사 오면 집에서 소분하기 위해 고기와 사투를 벌여야겠지만 저렴하니 할 수 있다 ㅎㅎㅎ 저런 식재료를 보니 앞으로 열심히 요리해서 가족들과 맛있게 먹겠다는 의지가 타오르더라는..ㅎㅎㅎ





고기 종류가 저렴한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대용량이 저 가격이라니..





밴쿠버에서 제일 크다고 들었던 한남마트.. 그냥 한국마트 그대로.. 없는 게 없다..


대표적인 한인마트라는 한남마트에는 없는 게 없는 한국마트 그대로였다. 가격도 크게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아 (외식보다 싸니깐 ㅜㅜ) 음식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싶었다. 하지만, 나는 시골마을 넬슨이라 ㅎㅎㅎ 그곳에선 한국음식을 얼마나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못 구하면 현지 음식으로 최대한 해 먹으면 되지만..^^내가 요리를 싫어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공원에 있는 곰 조심 표지판...






발길 닿는 대로 가본 공원.. 곰 주의 표지판... 괜히 산책하기도 겁나는...ㅠㅠ


내가 좋아했던 동네 뒷산이 생각나서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본 공원. 그냥 동네의 공원인데 울창하기가 제주의 어느 숲길을 떠올리게 했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 향기..^^



밴쿠버의 여름은 해가 9시는 되어서야 진다. 이때도 시간이 8시가 넘은 시각... 해는 새벽 5시 반쯤 뜨고 9시가 넘어서야 해가 지니.. 여름에 밴쿠버의 밤은 보기 힘들다. 아침에 눈을 떠 하루가 참~~~ 긴 생경한 느낌...^^;






작가의 이전글 D-DAY. 캐나다로 출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