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약돌 Feb 24. 2021

'생존 수학' 그 후, 숫자는 싫은데 시간은 알고파.

[영유아 숫자 교육 생활 속 꿀팁 Part2]


이번에는, 대망의 <시계 보기>이다. 앞선 글에서 언급한 수 세기, 덧셈 뺄셈에 비한다면, 영유아에게 <시계 보기>는 최고난도라 생각된다. 시계 관련 교구 혹은 책들도 참 많다. 그래도 영유아기에는 시계 보는 것이 어렵다. 내 딸의 경우 작은 바늘, 큰 바늘을 알려줘도, 정각 읽기까지는 하는데, 6시 45분 이 정도까지는 못 읽더라. 6세까지 헤매었다. 아직 인지 수준이 시계 읽기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억지로 알려주지 않았다.


수알못 엄빠는 기계식 접근이냐, 이해식 접근이냐의 사이에서 잠시 갈등했다.




생존 수학 3. 시계 보기 (기계식 접근 VS. 이해식 접근)


(3-1) 기계식 접근 (가시적 효과는 있으나, 주입식이라는 단점)


먼저, 기계적 방법으로는, 우선 구구단 5단을 알려준다. ♬~오일은 오, 오이십, 오삼십오~♬


그다음, 많은 가정에서 하는 방식대로 짧은바늘은 '시'를 의미, 긴 바늘은 '분'을 의미한다고 알려준 후, 시계 보기 학습지 등을 통해 무한 기계식 훈련을 하는 방법이 있다. 아이가 몇 시 몇 분을 빠르게 읽을 수는 있을 테지만, 가장 비추하는 주입식 방법이다. 나는 나의 수알못 주니어에게 이 방식을 시도해보지 않았다.


조약돌 본인을 기계식 수학의 희생양으로 칭하겠. 학창 시절, 수학 문제에 기계적으로 접근했고, 따라서 당시 국민학교, 지금으로 말하면 초등학교 재학 시절, 수학/산수 점수 우수한 편이었다. 얼렁뚱땅 받은 점수로 유년기 한 때 지역 대표로 수학 올림피아드에 출전했을 정도. (이전 글에도 언급했듯이 도심과 멀리 떨어진 한적한 지역이라 가능했던 일이고, 실제 대회 때는 단 한 문제도 풀지 못했던 슬픈 기억이 있다.)


개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기계식 풀이 방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응용력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3-2) 기계식 접근 + 이해식 접근 (5~7세, 숫자와 친하지 않은 아이에게 적합)


그런데, 딸에게 시계 보는 방법을 알려주려다 보니, 역시, 초기에는 기계식 접근이 필요하더라. 구구단 5단을 외우고 나면 '분 읽기'가 조금 편해진다. 그래서 우선 구구단 5단의 원리를 간단히(아이에게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기계식 접근이라고 칭함.) 알려준 후, 5단 쏭 불러준다. ♬~오일은 오, 오이십, 오삼십오~♬


그다음, 아이와 시계 그림책을 읽었다. 시계 그림책 1권은 짧은바늘이 조금 앞으로 간 사이에, 긴바늘이 착착 돌아가고 있다고 알려준 후, 정각을 읽는 방법을 이야기로 풀어 설명하있다. 1권까지는 딸아이와 재미있게 읽었다. 문제는 2권이었다. 2권은 '분'을 이야기로 풀어 설명해 주었다. 한 묶음에 카드가 5개씩 들어 있다고 말해주며, 긴 바늘이 한 발짝 크게 움직일 때 5칸씩 간다고 알려주고 있다. (구구단 5단 암기가 바로 여기에 적용된다.) '오~ 이해하기 쉽게 그림과 함께 잘 설명했군.' 생각하던 찰나,

저작권을 고려하여, 책 일부는 모자이크 처리했다.

숫자와 친하지 않은 딸은, 바로 "이 책 재미없어. 1권은 재미있는데, 2권은 재미어." 해 버렸.


그래도 인내심을 갖고, "그래, 재미없으면 안 봐도 괜찮아. 대신 이 책을 폈으니까 한 번은 끝까지 읽어 보자." 한 다음, 한 번은 끝까지 읽었다. 철저하게 학습 목적이 아니라, 이야기로 접근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엄마의 검은 의도를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다시 읽어 달라고 가져오는 책은 아니지만, 이따금씩 내 마음이 동할 때는 꺼내어 읽어 준다.


앞서 언급한 기계식 주입식 훈련에 비한다면, 훨씬 수월하게 시계 읽기에 접근할 수 있다.


(3-3) 이해식 접근 (초등 이상의 아이들에게 적합, 미취학 아동에게는 적합한 지식의 구조를 제시할 것)


브루너라는 학자는, '지식의 구조(structure of knowledge)'를 언급한다. '지식의 구조(structure of knowledge)'란 각 학문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일반적 개념과 원리로써, 기본적 아이디어들 간의 상호 관련성이다. 그에 따르면, 각각의 학습자에게 적합한 표현방식으로 지식의 구조가 제시된다면,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학습자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들은 하루가 왜 24시간으로 나누어져 있는지, 시간 및 시계의 원리대하여 고민해 본 적이 있으신지, 아이에게 원리를 알려 주셨는지 궁금하다.


나는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반면, 이공계 박사 부부인 남동생 내외는 일상 대화에서, 과학 현상의 원리를 파헤치는 대화를 종종 나누더라. 남동생 왈, 어린 아이에게일수록 원리를 알려 주어야 한다 말한다. 가령, 지구의 자전 주기 등에 대한 설명을 포함해서 말이다.


일리가 있다. 그런데, 아이들마다의 개인차가 있겠으나, 미취학 아동인 내 딸에게 시간과 시계의 원리는 아직 모호해 보인다아직 나는 숫자와 친하지 않은 미취학 수알못 아동에게 적합한 표현 방식으로 '하루 24시간을 나누는 지식의 구조'를 제시하지 못했다. 해당 아동에게 적합한 표현방식으로 지식의 구조를 제시할 수만 있다면, 이해식 접근이 원칙적으로는 가장 바람직. 절충안으로는 앞서 언급한 (3-2)의 구구단 오단 알려주기 + 시계 그림책 활용을 추천한다.




[매거진 이전 관련 글]


매거진의 이전글 수알못 아이 '생존 수학' 꿀팁 (수알못 엄빠 J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