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내 집 좀 사서 올께. - 1. 집을 샀다.

by 릴리

** 등장하는 인물 중 비꿍이 : 저의 남편입니다.



곱게 머리를 매만졌다.


"엄마, 어디가요?"

"응. 내일 아침에 어디 좀 다녀올께."

"어디?"

"부동산."



이 물건. 매수한지 딱 1년하고도 1일째 되는 날이 내일이다. 현재 호가가 완전 치고 올라가서 속상하긴 하다. 그러나 자칫 잔금일자를 잘못 생각해서 기본세율을 못 받을 뻔 한 것, 이거 팔고 실거주로 산 집이 더 많이 올랐으니 난 더 많이 벌었다고 생각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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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의 좌충우돌 첫 매수기. 시작한다.






아무도 가지 않던 그 곳을 혼자 다녀왔다. 그곳에는 매물이 널려있었다. 부동산 소장님은 가끔씩 걸려오는 매수전화 중 하나였는지 아주 반갑게 받으셨다. 세가 맞춰져 있지 않은 물건은 얼마로 전세까지 맞춰준다며 나에게 "여기와~"라고 말하신다.


부동산에 전화하던 그날까지도 남편은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말만 하지 말고 마~ 뭐라도 좀 해봐라




이 말도 한 두번이지 이제는 이가 빠득빠득. 이 말 덕분에 내가 지켜보고만 있던 그 곳에 전화를 용감히 했을지도 모른다. 밤새 무슨 꿈을 꿨는지도 모른다. 그냥 평화로운 상태.


아침에 출근준비하는 남편에게 편안하게 말했다.



나 : 자기야. 나 오늘 어디 좀 다녀올께.
비꿍이(남편) : 어데가노?
나 : 뭐 좀 사서 올께.
비꿍이(남편) : 또 뭐 사러 가노?

나: : 집 좀 사서 올께.
비꿍이(남편) : 흠. 그래. 가가 제발 한개 사온나.(표준말 : 흠. 그래. 가서 제발 집 하나 사와)



남편은 영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호기롭게 한 개 사서 오라고도 얘기했다. 남편에게 허락을 받았으니 난 둘째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첫째를 차 뒷자리에 태우고는 운전을 시작했다. 한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그 부동산은 있었다. 친구집에 한번 간 이후로 생각도 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내가 분석한 바로는 그 곳이 "여기다!!"라고 외치고 있었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가서 난 용감하게 부동산 문을 두드렸다.



소장님. 풀 호수뷰로만 보여주세요.




매물은 널리고 널렸던지라 소장님은 풀호수뷰 중 몇 개를 보여주셨다. 딱 맘에 드는 집 한개를 발견했다. 시세보다는 조금 더 비싼 집. 그러나 집 상태도 마음에 들었고, 호수뷰가 딱 내가 살고 싶은 집이었다. 보통이었으면 남편에게 사도 되냐고 작은 것도 남편에게 물어보고 사는데.... 난 이미 이를 빠득빠득 갈고 있었다. 남편 목소리가 옆으로 슥슥 스쳐지나갔다. "제발 말만 하지 말고 좀 사랏!!", "가가 또 그냥 올끼제?"


소장님. 아까 그 집 제가 할께요. 계약서 쓰시죠.


그렇게 난 그 집의 계약서 주인이 되었다. 세금 따위 모르고 있었으니 그냥 내꺼로 했다. 단독명의. 단독명의에는 별 생각없었다. 니꺼도 있으니 내도 내꺼 한개 할란다!! 요 생각이 끝.(지금 살고 있는 집. 남편의 단독명의다. 그때까지도 우리는 세린이(세금어린이)였기에..)


잔금을 한달로 잡고 집으로 출발하면서 남편에게 전화했다.


나 : 자기, 나 샀어.
비꿍이 : 응? 뭘 샀어?
나 : 집 샀다고.
비꿍이 : 응? 집을?
나 : 응 집 샀어.
비꿍이 : 얼마짜리?
머 얼마안하드라.



계약금 1000만원에 난 그 집 주인이 이미 되어 있었다. 그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지도 못한채로 말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