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1일 1목욕하기(feat.일본 목욕의 기술)
길치인 나는 교토에 가면
골목길을 정처없이
이리저리 걷는 일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저녁이면 온 몸이 안 쑤시는데가 없다.
그래서 비즈니스 호텔을 예약할 때
기왕이면 작더라도
무료 대중탕 이용이 가능한
호텔을 잡는다.
저녁 시간대나
모두가 잘 시간대인 10시가 지나면
교토의 대욕탕은 언제나처럼 아무도 없다.
사부작사부작 방에서
얇은 수건 한장을 목에 두르고
동전 몇개를 챙겨
주섬주섬 대욕탕을 오른다.
일본 비즈니스 호텔 대욕탕에는
대부분 수건 빼고는(수건까지 있는 곳도 있다)
없는 게 없다.
게다 부드러움의 대명사 츠바키 같이
질 좋은 샴푸와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로션 등이
아낌없이 고객을 위한 제품으로 놓여있어
목욕 후 기분 좋은 향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대욕탕 이용시엔 세가지만 유의하면 된다.
한국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사용할 자리는 없다.
들어가서 애벌 샤워(?)후
본격적으로 욕탕에 들어갈 땐
다른 사람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게
처음처럼 자리를 정리하고 들어간다.
"여기 내 자린데요?"
한국처럼 시비가 걸리거나 싸움 날 일은 없다.
두번째, 수건을 들고 들어가지 않는다.
정 들고 가고 싶으면
머리 위에 얹어 물에 닿지 않도록 한다.
마지막 세번째,
욕탕의 가장자리 돌을 밟고 욕탕에 들어가거나
철퍼덕 엉덩이를 대고 앉지 않는다.
한국처럼 욕탕 가장자리에 앉아
발만 담그고 멍때리다가는
현지인들의 불쾌한 시선과 마주할 수 있다.
일본인들은 그 곳이
머리를 대는 자리라 생각하기에
청결해야 한다고 믿는다.
자! 이제 목욕이 다 끝났다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마무리!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커피우유를 사 마신다.
병에 든 커피우유는
언제나 더 신선하고 더 맛있고 더 진하다.
일본의 욕탕 근처엔
대부분 어디나
이런 귀여운 병우유 자판기가 있으니
목욕탕에 올라갈 땐
병우유를 뽑아 마실 동전도 꼭 잊지 말자.
그럼 이제 모두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