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의 가장 큰 특권은 미룸의 미학에 있다. 이불의 바다 위로 물고기처럼 넘나드는 두 아들의 귀여운 몸짓에 잔파도에 아침식사가 조금 밀려나도 그 나른한 시간이 주는 포만감에 살짝 포만감도 든다.
더군다나 오늘 아침엔 10살 큰아들이 아침을 차렸다. 견과류와 유산균을 놓고 사과를 준비하고 달걀을 풀어 식빵을 적셔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줬다. 이후 주일학교로 아이들이 가고 신랑과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쉬고 싶다는 신랑을 두고 홀로 삼성역으로 향했다. 마이 아트 뮤지엄에서 하는 "나폴리를 거닐다"전시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혼자 버스를 타고 전시회장을 가는 건 정말 오랜만이어서 살짝 설레었다. 결혼 전엔 훌쩍 혼자서 떠나곤 했는데 근래엔 언제나 넷이서 이동하던 습관이 있어 오래간만에 홀가분함도 느꼈던 것 같다. 전시장을 두 번, 세 번 돌며 맘에 드는 그림을 복기하고 눈에 고이 담고 왔다. 마지막으로 화룡정점처럼 커피맛집까지 다녀오니 완벽한 하루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