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휘영찬 밝은 달에
소원을 이야기해보자
이생에서 갖고 싶은 것들을
별을 세듯
하나 둘
헤아려보며
모두의 달님에게
길을 밝혀달라고 이야기해볼까
이정표를 짊어지고 가는
모험자에게
오른쪽 왼쪽을
말해달라고 한다면
나는 운명이 정한 대로
달릴 수 있을까
이쪽이어도 좋다
저쪽이어도 괜찮다
어제의 아쉬움과
오늘의 수고로움으로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는 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이미
완성을 향해 가고 있다
야간산행을 한 적이 있었다
12월 31일, 한겨울의 태백산이었다.
생애 처음 하는 야간산행을 태백산으로 정하는 무모함을 장착한 채 무릎까지 눈이 쌓인 곳을 뚫고
한 발을 뗐다. 그 순간 알았다.
나의 무지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그곳은 진짜 완벽한, 칠흑의 정석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위, 아래, 오른쪽, 왼쪽이 모두 까맣게 통일된 곳에서 길은 의미가 없어 보였다
어둠 속을 한 걸음씩 두드리듯 걸었었다
처음 출발점으로 돌아가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이미 산으로 들어와 걷고 있었기에
뒤돌아설 수 없었다
완벽한 어둠은 내가 걷는 것인지 날고 있는 것인지
가늠할 수 없게 했다
그러다 운동화 끈이 풀려 끈을 고쳐 메고 앞을 봤는데
아무것도 안보였다
어둠은 시각적인 것보다 공간을 채우는 숨 쉴 수 없는 밀도에 가까웠다. 두려움은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방향을 뺏어가고 내가 서있는 자리를 허망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몇 초가 흐르고 저 멀리서 앞서가는 누군가의 랜턴이 반딧불처럼 어둠 속에서 춤을 췄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속력으로 그 불빛 뒤를 쫓아갔다
그리고 새벽녘에 태백산 정상에서 맞이한 일출은 지금껏 경험했던 모든 아침 중에서도 가장 멋지고 웅장한 감격을 안겨주었다
우리의 소망이란 것도 이런 게 아닐까
불확실한 모든 것들에 불을 밝히고 길을 찾게 하는 것.
그 길을 위해 오늘도 성실히 걸음을 옮겨보며 정상에서 맞이할 우리의 기적을 믿는 것.
당신이 소망하는 그것으로 당신을 완성시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