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여름을 거쳐 온 어른의 여름이란 그저 뜨거움, 끈적거림, 헐떡거리게 되는 열기들의 총합으로만 느껴진다. 하지만 푸르디푸른 아이들의 웃음은 타는 듯한 8월의 한낮에 더 청량하고 즐겁다. 올림픽공원의 물놀이장은 작년보다 더 크고 세심하게 준비되어 아이들은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물속에서 나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어젯밤부터 얼려둔 음료수와 과일, 간식들은 아침나절에 모두 동이 나버렸지만 물 장구 치는 게 재밌는지 지친 기색도 없이 여름 한가운데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행복해하고 있다.
그늘 한구석 앉아만 있어도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나와는 다른 계절을 보내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이야. 너의 그 푸른 웃음 덕분에 이 뜨거운 계절을 늙은 마음으로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걸 기억하렴. 뜨겁디 뜨거운 날에도 오늘처럼 환하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게 너 스스로를 믿으며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길 언제나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