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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Dec 05. 2024

파도야, 오렴!

파도야, 오렴!!

9살 첫째가 계엄령에 대해 이야기했다. 

"엄마, 우리 전쟁 나는 거야?"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하교 후 놀이터에서 신나게 노는 게 전부이 우리 아이들마저도 얼토당토않은 요즘의 시국에 대해 하는 이야기들이 들리나 보다.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 싶은 지경인데 정작 나서지 않아야 할 사람, 나서면 안 되는 사람, 스스로 땅을 파고 들어가 누워야 할 사람들이 모두 나와 텔레비전에서 떠들어대고 있다. 끄고 싶은데 끌 수가 없다. 창피한데 숨을 곳도 없다. 


바다에는 주기적으로 파도가 들이친다. 

바위를 깎기도 하고 방파제를 철썩이며 육지를 위협하기도 하지만 

해안가에 쓰레기들을 주기적으로 뱉어내 바다를 정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니 파도야! 어서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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