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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겨울

by 이혜연


따스한 겨울

싸늘한 바람에 손을 주머니에 꽂고

종종걸음으로

골목을 달음질친다


사나운 바람이 두꺼운 외투를

툭 치더니

코끝을 쨍하게 만들며

긴장으로 빳빳해진 몸에

날카로운 생채기를 내며 지나간다


춥다

추워지고 있다

냉골처럼 차가운 마음에

오후 햇살마저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데


익숙한 카페 한 귀퉁이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네가

나를 향해 웃음 지으며

손을 흔든다


그제야 움츠린 어깨가 펴고

두텁게 여민 외투에서

주저하던 손을 꺼내 인사한다


우리 함께 했던 그 자리

네가 기다리고 있는 그곳에서

따뜻해지는 겨울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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