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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Feb 19. 2024

초콜릿, 어디까지 먹어봤니?

한낮의 나른함을 함께 킥!!

어릴 적 엄마는 유난히도 건강을 챙기시는 분이었다. 달고 짠 음식은 건강에는 안 좋으니 멀리하라 하셨고, 우리가 먹을 음식에는 조미료도 넣지 않고 맛보다는 건강을 위한 요리를 하셨다. 자극적인 맛은 멀리해야 한다며 듣고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언제였나, 칸쵸를 먹어보고 세상 놀라운 달콤함에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칸쵸는 건강을 위하는 엄마가 딸에게 사줄 수 있는 간식이 아니었고, 엄마는 삶은 감자나 고구마, 찐 밤, 수제 케이크, 색색깔의 경단을 직접 만들어주셔서 그렇게 먹고 자랐다.


그러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가며, 용돈을 받았고 스스로 마트에 갈 수 있게 되어서는 내가 먹고 싶은 간식을 사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좋아했던 나는 칸쵸, 홈런볼, 아몬드초코, 오예스 등의 초코가 발린 혹은 들어간 간식을 누구보다 좋아하고 찾아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란 난 여전히 초코홀릭이다. 피곤함이 몰려오는 오후나 아이들과 함께 놀며 당이 떨어지는 순간에는 초콜릿을 하나 까서 입안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그 느낌이 좋아 항상 곁에 두고 챙겨 먹곤 한다.

잠시나마 초콜릿을 입안에 넣어 굴리는 동안 피로감도 씻기고, 행복감이 사르르 올라오기 시작해 두 아들이 소리를 지르고 장난을 쳐도, 상당히 유해지는 건 아마도 기분 탓만은 아닐 듯하다.

아이들의 겨울 방학을 일주일 앞두고, 나는 간식창고에 달달한 초콜릿 간식과 캡슐커피를 100여 개를 쟁이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아이들과의 길고 긴 겨울방학을 행복하게 지내기 위한 나만의 의식이라고나 할까?


좋아하는 초콜릿과 콜라보된 간식을 몇 가지 나열해 본다.

첫 번째, 베르니 미니 초코보우

이 과자는 과자 부분이 눅눅하지 않고, 에이스보다는 좀 더 단단한데 위에 초콜릿이 고급진 맛이다. 초코와 비스킷이 잘 어우러져 빈츠보다 사이즈도 작고, 한입에 쏙쏙 들어가 아이들 몰래 한입에 까서 넣고  아이들이 부르면 들키지 않고 얼른 달려갈 수 있다. 가끔 인심 쓰듯 두 아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 투썸즈 업을 날려준다. 한 봉지를 뜯은 채로 먹다 보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놀라운 마법이 일어날 수 있으니, 항상 한두 개 꺼내놓고 먹어야 함을 잊지 말길!


두 번째, 로이스 포테이토칩 초콜릿

단짠 단짠의 어우러진 맛이라고나 할까? 포테이토칩의 바삭함과 두껍게 발린 초콜릿이 어우러진 천상의 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과자는 마라탕을 먹고 난 후, 입가심으로 먹는 달달한 간식으로도 딱이다.

세상 단짠단짠.

맥주 안주로도 손색이 없는 과자라 한 봉지를 뜯어, 남편이랑 몇 마디 나누고 나면 과자가 사라지는 마법.

하... 혼자 먹어야 하는데...


세 번째, 닥터 넛츠 다크초콜릿

다크초콜릿에 견과류까지, 위에 나열한 초콜릿과자들이 건강에 유해할까 걱정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견과류도 좋아하고, 초코까지 발려있는데 달지 않고 쌉싸름한 초코맛이 어우러져 맛있다. 아몬드, 호두, 마카다미아. 각자 선호에 맞는 견과류를 고르면 된다. 개인적으로 모두 맛있다. 첫째는 마카다미아의 오독거림이 재미나서 더 좋다고 이야기한다. 건강을 위해 종종 등산을 하는데, 그때 꼭 챙겨가는 간식이 바로 이 다크초콜릿이다. 쌉싸름한 초코맛이 정상에서의 업 된 기분과 어우러져 엔도르핀이 무한생성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 고디바 초콜릿

이 초콜릿은 남편이 혼자만 먹으라고 아이들 몰래 살짝, 나에게만 주는 사랑의 초콜릿이다. 지난달에도 한 상자를 사다 줬지만 내 입에는 하나도 들어가지 못한, 값 비싼 초콜릿. 커피 내려서 차분히 앉아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면 피곤함이 사르르 함께 녹는다. 처음엔 '왜 먹는 걸로 치사하게, 혼자 먹으라고 그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아이들이 커가면 커 갈수록, 아이들은 커서 맛있는 거 많이 먹을 텐데 지금부터 비싸고 좋은 거 먹을 필요가 있냐며 살짝이 나한테만 건네주는 그의 사랑이 고맙고, 달콤하기만 하다. 그래서 지금은 나 또한 몰래 먹는 그 순간을 즐긴다. 군대에서 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먹는 초코파이처럼, 나 또한 치사하다고 말은 하지만 살금살금 부뚜막에 올라간 고양이처럼, 냉장고에서 꺼내 하나를 입에 쏙 넣거나, 아이들이 한참 놀이에 빠져있는 순간에 따뜻한 커피를 내려 함께 먹으면서  든든한 그의 사랑을 온 몸으로 느낀다.

이 순간 '아, 이게 행복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늘도 나만의 행복한 찰나의 순간을 즐겨본다.

곧 “엄마”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겠지만…

  

    

                                                                                                            < 캡처된 사진출처 쿠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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