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의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또다시 전투기를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시각 14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카타르로부터 중고 미라주 2000-5 전투기 12대를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앞선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는 프랑스 라팔 전투기 42대의 순차적 도입에 합의했고, 이번 중고 전투기 구매는 새 기체 도착 전까지의 전력 공백을 메꾸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국방부 관계자에 의해 확인된 구매 예산은 7억 3,450만 달러(약 9,427억 원)에 달한다.
26년된 미라주 전투기
뭐가 그렇게 급해서…
이번 미라주 2000-5 구매 건은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단좌기 9대와 복좌기 3대로 구성된 대상 기체들은 카타르가 1997년부터 도입한 것으로, 초도 물량의 경우 이미 26년이 지나 노후 기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투바구스 하사누딘 하원의원은 “높은 유지 보수 비용 외에도 무엇이 급해서 오래된 중고 전투기를 구입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거래는 하빕 보우카로우바라는 전직 프랑스 공군 장교가 개입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콤파스는 그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KF-21 사업 걸림돌
분담금 완납 언제쯤
순조로운 체계 개발 과정을 밟고 있는 KF-21은 인도네시아의 개발 분담금 미납으로 불확실성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개발비 8조 8천억 원 중 20%인 약 1조 7천억 원을 2026년까지 부담하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지금까지 1조 원 이상이 입금됐어야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납부를 미루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중고 미라주 구매 계약 역시 우리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물론 즉시 전력 도입을 위해 예산이 조정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납부 일정 연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연체 분담금 납부 계획을 이달 말까지 통보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