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은 오랜 기간 ‘무기 수출 3원칙’에 따라 무기 수출에 제약을 받아왔다. 2014년 아베 내각은 이를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으로 개정하여 수출 금지를 해제했고, 방위산업 육성 및 국제 무기 공동개발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장을 본격화한 일본 정치권 내에서는 지난해부터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의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근 일본 국회를 통과한 ‘방위 장비 강화법’은 방위산업 재건 여력을 확보하고 장비 수출 촉진을 목적으로 한다. 일본은 자국 안보에 기여할 경우 수출 무기의 폭도 넓힐 방침인데, 최근 인도네시아에 전투기 엔진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위대 중고 F-15 엔진
방산 수출 물꼬 틀까
요미우리신문 등 복수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고 F-15 전투기 엔진을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보유 중인 F-15 전투기 100여대가 개량을 통한 현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16개 국가·지역에서 이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발기인 F-15에 탑재된 2개의 엔진은 F-16 2대에 장착할 수 있으며, 중고 엔진은 F-15와 F-16 전투기를 보유한 나라가 다양한 용도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전투기 엔진은 방위 장비·기술이전 3원칙의 운용 지침에서 규정한 재난구제, 수송, 경계, 감시, 소해 등과 관련된 장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인·태 지역 안보 보장
중국 염두에 둔 결정?
이번 F-15 엔진 이전 논의는 외국에 양도할 수 있는 대상 품목의 범위를 확대하고 규제를 완화하려는 일본의 정책 기조와 일치한다. 일본은 미국과 공동 개발한 이지스함 시스템 일부를 수출했던 적도 있지만, 대상은 주로 미국이었다.
아울러, 일본은 인도네시아로의 장비 수출이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 안정화에 일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과 인도네시아는 방위 장비·기술이전 협정 체결에 합의했다”라며 “일본 정부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무력으로 인한 현상 변경을 막으려 하고 있다”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