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인 Nov 22. 2024

한 번만 다시 생각해 보세요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오래 걸리는 건 좀 너무한 것 같은데요." 


모든 계획은 전부 기대한 대로 되지 않는다. 반드시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맑은 날, 비가 오는 날. 혹은 바람이 매섭게 부는 날에도 나는 퇴근을 한 뒤 곧장 카페로 간다. 짧은 시간이지만 긁어모아 쓰다 보니 조금씩 결과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던 차에 있던 일이다. 의뢰를 맡겼던 작업물이 1주일이 넘도록 오지 않았다. 연락도 샘플도 그 일주일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대로 받은 것이 없었다.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의뢰한 작업 분량에 그렇게 긴 시간이 요구될 것 같진 않았다. 일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의뢰를 맡은 분에게 말했다.

 

"작업을 잘해주시려는 것은 감사하지만 이렇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정이 있다면 차라리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계획한 일정보다 너무 늦어지고 있습니다. 확인 후 답변 부탁드립니다."


내 생각을 메시지에 쏟아부어 전했다. 메시지를 보낸 그날은 마음이 불편해서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속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삭이느라 힘을 다 썼다. 답변을 받고 보니 의뢰인 분은 사실 이런 일이 있었다. 바로 교통사고를 당하셨다고 하셨다. 본인도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일이 아니란 것을 안다며 죄송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 답변을 들은 뒤 잠깐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런 일이 있으셨으면 진작에 연락을 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새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사고가 났음에도 내 작업물을 제대로 해주시려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이잖아. 그걸 봐서라도 너무 화를 내진 말자. 내가 해야 할 다른 일을 찾아서 하고 있으면 그만이야."

  

그렇게 받은 작업물은 내 불만을 충분히 잠재울 만큼 가치가 있었다.

이후에는 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끝으로 의뢰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렇다. 살다 보면 화가 순간적으로 날 일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엔 두 가지 태도를 취할 수 있다. 먼저 내게 쌓인 화를 정신없이 쏟아내는 것 혹은 다시 한번 생각하고 화를 가라앉혀서 내 생각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이 있다. 나는 후자의 태도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썼다. 

분명 어떠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화가 생길 것이다. 화가 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긴 화를 상대방에게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것은 결국 본인과 상대방 두 사람의 마음을 모두 상하게 만든다. 문제자체가 해결이 안 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기에 내게 생긴 화를 가라앉히는 게 먼저다. 그다음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본인이 그렇게 느낀 이유를 명료하게 전달하려는 시도를 해보았으면 한다. 그런 태도는 다른 무엇보다 본인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현명한 사람이 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인간관계가 있는 어떠한 일이건 화가 나는 상황은 분명 생길 것이다. 그럴 때마다 본인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생각을 명료하게 전달해서 직장 생활을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