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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경심 Mar 18. 2024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며칠 전, 밴드 ‘산울림’의 김창완 씨가 23년간 진행해 오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마지막 방송을 했습니다. 그가 진행해 온 방송 ‘아침창’은 저에게 사회 초년생부터 17년간 이어온 직장 생활 속 피로를 달래주는 친근한 존재였습니다. 특히 김창완 씨 특유의 다정하고 따뜻한 목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마법 같은 효과가 있었어요.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듯 김창완 씨가 23년간 진행해 온 라디오 방송도 이제 끝이 났습니다. 마지막 라이브 방송 날, 김창완 씨는 기타를 치며 자신의 노래를 여럿 들려주었어요. 청취자들의 문자 메시지를 읽으며 울컥하기도 하고, 노래하는 중 북받치는 감정을 애써 누르기도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노래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를 부르고 나서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기타를 안고 고개 숙여 흐느끼는 김창완 씨의 모습을 보면서 그만 저도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마도 김창완 씨는 지난 23년 동안의 추억들, 청취자들과의 소중한 순간들, 또 자신이 걸어온 길들을 떠올렸겠죠. 저 역시 그의 눈물 속에서 제 삶을 돌아보며 함께 울었습니다. 


방송은 끝났지만, 우리의 여정은 끝났지만, 우리가 함께 경험하고 기억한 모든 것은 추억이 되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 추억들은 저희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힘을 실어줄 거고요. 김창완 씨에게, 그리고 저 자신과 여러분 모두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그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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