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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지서강 Feb 08. 2021

방 안의 일탈: 자위 집담회

글 즈기, 모인, 제이

 '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 어떤 사람에게는 섹슈얼리티가 가난, 전쟁, 질병, 인종주이, 굶주림, 핵 전멸 같은 중대 상나으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하찮고 미미한 주제일지 모른다. 그러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파괴의 가능성 속에서 살아가는 바로 이러한 시대에, 사람들은 위태로울 정도로 쉽게 섹슈얼리티에 열광한다'(게일루빈, 1982). 로맨스를 판매하는 서사와 성적 은유로 가득한 미디어, 원나잇을 위한 앱과 결혼정보업체들, 화장실에 설치되는 불법촬영용품들과 숨 막힐 정도로 목 깊이 들어오는 성기를 섹시하게 그려내는 포르노그라피, 더 길고 강한 오르가즘을 위한 비아그라와 살을 도려내는 '예쁜이 시술'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흥분상태'다. 에바 일루즈는 그의 책 <사랑은 왜 이렇게 아픈가>에서 현대의 '사랑'에 대해 분석한다. 과거에 칭송 받던 사랑의 형태는 상대의 외모, 경제적 조건 등과 무관하게 상대의 인격을 사랑하는 '낭만적 사랑'이었다. 이에 반해 현대에는 육체적 섹시함, 그리고 섹스가 사랑의 구성요소가 되었다. 재력, 체력 등도 섹스어필과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소비문화의 흐름 속에서 '섹시함'은 단일한 기준으로 외모를 획일화 하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섹스는 불티나게 팔린다. 


 시끌벅적한 섹스의 시대에, 자위는 가장 은밀한 성적 영역으로 남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위할 때, 윌는 정말 혼자 있는 것일까? 나의 성적 환상, 취향, 내가 상상하는 섹스 상대는 오로지 내가 생각해낸 것일까? 조용한 나의 방에서 자위를 할 때 누구와, 무엇과 함께 섹스를 하고 있는 것일까? 실은 섹스도, 자위도 결코 사적인 적 없었다. 우리의 성감대, 자위를 할 때 떠올리는 상상, 쾌감과 관련한 모든 것들에 이미 사회의 손길이 닿아 있다. 문이 굳게 닫힌 방들마다, 조용하게 번쩍이는 네온사인이 달려 있다. 눈을 꼭 감아도 형광의 빛이 시끄럽게 누꺼풀을 때린다. "더 단단하고 힘센 남자와의 섹스!" "더 풍만하고 날씬한 여성과의 섹스!" "더 강한 오르가즘!"


 닫힌 방들은 적막하다. 사랑을 속삭이며 섹스를 하는 방들, 늦은 밤 자위를 하는 방들, 모두 아무런 소리도 흘러나오지 않는다. 나를 정말 흥분케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나의 욕망이고 무엇이 다른 누군가가 주입한 욕망인지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시끄러운 적막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닫힌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떠들어 보기로 했다. 



 *이 집담회에서 이야기하는 인물들은 교지 구성원들과 실제 진행된 집담회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인물들입니다. 





PART 1. 닫힌 문 안에서


 사회자: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다들 어떤 기대를 하고 오셨나요? 저와 기획자들은 사실 좀 떨려요. 미리 올려드린 설문을 다들 솔직하게 답해주어서 재미있게 읽기도 했지만요. 저희는 이 집담회를 3가지 순서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여러분들이 써주신 이 설문을 가지고 수다 처럼 '각자의 닫힌 방에서 일어나는 일, 혹은 상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두 번째로는 '불편함과 변태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안전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흥미롭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한가지 짚고 넘어갈게요. 여기 모인 사람들 각자가 욕망하는 것이 다르더라도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고, 불편하다면 서로 이야기하는 솔직하고 안전한 분위기에서 집담회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그러한 심리적, 물리적 안전망을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해 기획한 집담회이기도 하고요. 다들 마음 속에 새겨 주시고, 그럼 가볍게 시작해볼까요? 각자 설문을 보고 궁금한 것을 질문해봅시다. 



집담회 참여자들이 미리 작성한 설문지 일부 캡쳐


방자: 여기(설문)서 자위할 때 따뜻함에 파묻혀 있다는 상상을 한다는 것은 무슨 느낌인지 궁금해.

안티고네: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뭔가 그 느낌만 떠오르는 것이라고 할까..?
레몬: 나는 정반대인 것 같아. 그렇게 따뜻한 느낌이 있으면 의욕이 안 생겨. 

방자: 그렇게 말하니까 갑자기 궁금한데 완전히 나체로 공기 중에서 하는 사람도 있어?
념념: 아니. 춥다. 
방자: 나도 추워 가지고 못하겠어. 따뜻함과 어두움이 필요해. 하려고 옷을 벗은 적은 없지만 만졌을 때 기분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자위를 하게 돼.
안티고네: 야동을 보면 너무 추워 보여서 ‘아 추워’라는 생각이 드는 거야(웃음). (사람들이)계속 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추워 보이고 (히터를) 틀든 말든 간에 추워 보여.
제이: 따뜻함에 대한 느낌이 나랑 좀 비슷한 것 같아. 내가 자위할 때 이런 생각을 하진 않는데 이불을 덮고 있으면 누구를 껴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생각이) 짜릿함을 주는 듯. 
제인: 나는 어떤 (철학)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생각하면서 그 문제가 해결되면 쾌감을 느껴. 
념념: 이것이 바로 learning[1]이구나!
요조숙녀: 그러면 그 명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위인 거야, 자위를 하며 그 생각을 하는 거야?
제이: 해야 되는 건 아니고… 인과적 관계가 있진 않고 뇌를 반 갈라서 생각하는 것 같아.

방자: 신기하다. 나는 본격적으로 하려면 침대로 가야 돼. 반을 갈라놓고 끝까지 갈 수가 없어. 나는 항상 침대에 있어. 불편한 상태에서 어떻게 해?

옹심이, 제인: 해결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거나 불쾌한,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에서 자위를 해야 쾌감이 큰 것 같아. 편안하고 안정적인 상태에서는 자위를 할 수가 없어. 예를 들어 과제 제출 한 시간 전?

옹심이: 마음이 편하면 그냥 자면 되잖아(웃음). 나는 정신적인 압박이나 스릴 있는 것을 즐기는 거 같아. 

지브라: 어떤 부분에서 더 큰 쾌감이 된다고 생각해? 

념념: 약간 자위의 기능적인 측면 같아. 벗어나는 상황에서 자위가 도피방법이야. 그래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 없으면 벗어나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느낌? 
제인: 그래서 자위가 좀 귀찮고 해야 하는 이유가 꼭 있지 않으면 안 하게 돼. 이따 해야지~ 플래너에 ‘11시 자위’ 이렇게 써 두는 게 아니잖아.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계속 뭔가 밥을 안 먹었네 하면서 밥 먹고 알바하고, 십 분만 있다 해야지 하는 거지. 하다하다 자위도 미룬다 ㅎ. 

요조숙녀: 나한테 자위는 제일 품이 안 드는 일같이 느껴져. 그리고 주로 압박 자위를 하지 손이나 도구 사용하는 자위를 잘 안 하게 돼. 씻기 귀찮아서. 자위를 하면 화장실에 가고 싶더라고. 
념념: 나도 가는 것이 좋다고 들었는데 그거 안 다음부터 귀찮아. 단계가 하나 늘어서. 어떻게 사냐. 

백합: 누가 잠깐 얘기했는데 나는 야한 글을 쓰기도 해. 나는 그런 것 말고는 구체적으로 상상하지 못하겠는 거야.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자위라고 느껴지고 야한 글을 쓰면 그 글 안에 구체적인 상황이 있으니까.

안티고네: 의외로 기구를 이용하는 사람이 없네. 
지브라: 다들 집이 없어서 그래… (눈물바다) 자위를 할 때 기구를 사용하면 당연히 더 빠르게 끝나는 가성비 자위를 할 수 있긴 한데, 그걸 하기 위해서 기구를 씻고 말려야 하는 과정들이 자위를 자위답지 않게 만드는 것 같아. 귀찮고, 왔다갔다하는데 흥이 깨져!
쌀눈: 일단 가족이랑 같이 사니까 할 수가 없어. 궁금해서 하나를 사봤는데, 귀엽게 생긴 바이브레이터였어. 초록색 드래곤 모양이 너무 귀여워서 사서 한번 사용해봤는데 옷을 벗는 것부터 민망했어. 엄마아빠가 나가 있을 때 방에서 시도를 했는데 혼자 있어도 민망했고 밑에 수건을 까는 그 과정 자체가 귀찮게 느껴졌어. 그것을 갖다 대고 했는데 되게 이상해서 다음부터는 안했어. 
지브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아. 너무 인스턴트나 의료기구 같아서 마음에 차지 않았어. 


제이: 설문에서 두 가지가 놀라웠는데, 연예인을 상상하는 사람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전에 섹스를 했던)기억을 하면서 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는 점. 내가 했던 것을 기억하면서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 이 둘이 로맨스 서사와 섹슈얼 서사의 대표적인 것 아닌가?

쌀눈: 약간 나는 기억할 수 있는 대상이 없어. (나는 내가 에이섹슈얼[2]이라고 생각하는데,) 섹스의 기억말고 섹슈얼했던 기억, 그런 기억이 없어. 섹슈얼함을 몰라서 섹슈얼함을 상상하지 못하는 그런 경우도 있을 것 같아. 
레몬: 나는 자위할 때 상상을 아예 하지 않아. 사실 (상상에 대한 질문에) ‘-’ 만 쓴 게 난데, 기구로 가도 애매하고 상상도 안 해서 애매해. 페티시라고 하면 뭐라고 써야할 지 모르겠고. 상상을 할 필요가 없고 감각에 집중하는 편이야. 제대로 하기 싫을 때는 영상을 틀어 놓고 하는 편이야. 영상물을 볼 때 주로 헤테로[3]물을 보는데, (정체성이 정확히 헤테로섹슈얼은 아니지만) 게이 섹스는 별로 보고 싶지 않고 현실을 자꾸 떠올리게 되어서(웃음).

방자: (포르노를 보고) 현타가 온다는 사람들이 많더라. 헤테로 포르노를 본 후에 정작 그걸 하고 싶었는지 생각이 들어서. 우울할 때, 찝찝한 컨텐츠를 봤을 때 현타가 온다던 사람들도 있었어. 

제이: 나 같은 경우에는, 레즈비언 포르노는 진짜 안 봐. 내가 저렇게 해야 하나 고민하게 돼. 학습물같은 느낌이야.

백합: 그 배우가 즐기는 것 같지 않고 그런 포르노를 보고싶어 하는 남성들을 위해서 연기하는 두 사람 같아서 재미가 없어.   
지브라: 한 때 페미니즘 포르노를 검색해서 찾아보려던 때가 있었어. 여성주의 포르노는 예쁘고 윤리적이고 돈을 확실히 받고 찍었을 것 같아서 안심이 되지만, 원초적 욕망과는 무관하게 섹시함을 ‘연기’하는 거야. 그래서 (영혼없이) 아 좋네. 윤리적으로 만든 것 같아서 잘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는 클릭하지 않았다.
방자: 이런 컨텐츠를 보고 싶다면 후원을 하라는데 후원은 하지 않아.

레몬: 나는 그걸 한번 결제 했었어. 신원이 확실한 것을 보고 싶어서. 예전에는 연예인 생각을 했었던 거 같은데 너무 옛날이어서 그런지 기억이 안나. 지금은 좋은 거 보이면 결제하고. 근데 거기 컨텐츠가 올라오는 속도가 너무 느려!! 몇 군데 가지고 있어야 만족할 만큼 봐. 그리고 사이트가 해외 서버라서 너무 느려서 짜증나고 버퍼링이 계속 걸려. 
념념: 나는 근육이 없었으면 좋겠어. 왜 포르노 산업들은 다양성이 없지.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이 다 일반적인 사람들인가?
 
 

사회자: 각자의 상상과 취향을 이야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우리의 취향을 분획하는 미디어 이야기를 하게 됐네요. 우리가 하나로 통일되지 않는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인 만큼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던 것 같아요. 포르노를 보는 것에 대한 ‘현타’나 찝찝함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 이것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더 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성에 대해 말하거나 ‘성적인’ 얘기를 할 때 상당히 자주 찾아오는 감정인 것 같은데요. 그 찝찝함 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봅시다. 

 

 

 

Part 2. 방 안의 음란마귀

 

사회자: 설문에서 ‘변태성’에 관한 질문 아래를 보면, 지배와 통제, 그리고 고통을 주고받는 것에서 성적 쾌락을 느끼는 소위 ‘S/M’에 대한 이야기가 꽤 있네요. 놀라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성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취향입니다. 흥미롭게도 이것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가 있어 잠시 소개해 드릴게요. 게일 루빈이라는 미국의 문화 인류학자이자 여성주의 운동가의 논문 선집 <일탈>을 보면,  S/M 커뮤니티를 인류학적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 쓴 논문이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아무런 맥락 없이 보면 ‘폭력’인 것들이 합의 후, 그것 만을 위해 만들어진 편안하고 따뜻한 장소에서 행해지고 그것에 의해 다치지 않는 장소가 나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변태성은 여기서 얼마나 가깝고 또 떨어져 있나요? 변태는 굉장히 여러 맥락으로 쓰이는데, 각자 생각하는 변태성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겠습니다. 우선 본인이 욕망하면서도 여전히 변태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나, 그냥 이건 정말 변태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봅시다.


요조숙녀: 야생성에 대한 향수(?)가 있는 것 같아. 

지브라: 나도 산적이나 곰 같은 거 좋다(웃음). 야생 섹시. 

백합: 나는 섹시한 글이 너무 좋다. 

념념: 나는 (포르노 사이트에서) 자꾸 step mother랑 step daughter가 떠. 
방자: 나는 가족 내에서 하는 것이 감당하기 제일 어려운 것 같아. 
안티고네: 그런 것을 볼 때 오히려 대입을 안 하게 되는데, 완전히 더 금기시돼서 안 떠오르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근데 그게 꽤 인기가 많아! 항상 인기태그에 있어(웃음).

레몬: 근친물 볼때마다 프로이트 생각만 나. 다 정신분석학자들인가... 프로이트가 너무 많아ㅋ
요조숙녀: 프로이트가 되게 보편적인 가봐. 난 걔가 변태인 줄 알았는데.

지브라: 나는 섹스 행위 자체보단, 부당함을 탈출하는 상황이 흥분돼. 오뒷세이아, 캐리비안 등등 좋아해. 로빈슨 크루소. 옥사에 갇힌 이순신…(웃음)
옹심이: 성춘향이구만유. 
지브라: 근데 춘향이 같은 앤 싫어해. 대의를 위한 게 중요해. 선한 것을 하려다 좌절되는 거지. 

백합: 스타워즈 추천. 스 타 워 즈 스 타 워 즈 혁명의 불꽃

방자: 나도 그런 것 자체가 성욕이진 않은데 되게 겹친다! 대의를 위해서 감옥에 갇히는 서사를 상상해. 엄청 올곧고 선한 사람이 부당한 상황을 겪는, 역경과 고난을 이겨 나가는 서사에서 섹슈얼한 상상을 하는 거야.
옹심이: 그런 서사가 S/M의 상황이나 본인의 취향을 정당화하기위해 가져온 거야?

레몬: 여러 목적이 있고, 생각해보니 나는 벗어나는 것을 딱히 상상하지는 않네. 갇혀 있고 고문당하는 것이 더 취향에 맞아.

요조숙녀: 난 그런 내용의 영화들이 딱 피곤하고 마음이 아파서 싫어. 선한 사람을 왜 이렇게 힘들게 해...


사회자:  S/M 에 대한 이야기가 슬슬 나오는 것 같은데, 좀 더 얘기해보면 좋겠습니다. 이 주제에 대한 본인의 느낌이나, 좋고 싫음을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폭력이라 느꼈다면 왜? 


옹심이: 나는 절제되어 있고 규칙이 있어서 좋아. 

요조숙녀: 나는 맞는 것 때리는 것만 보면 싫어. 내가 못 버텨서 못하겠어. 너무 아플 것 같아.

념념: 통제되어 있고 남을 통제하는 게 좋아. 막 다 해주고 싶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괴롭히고 싶고, 통제적인 상황이 좋아. 내가 다 리드하고 싶은 게 있어. 
제이: M에 몰입할 때는, 눈을 가리거나 묶여서 행동이 제약되어 있을 때 할 수 있는 게 있어서 좋은 것이지.

념념: 주도하는 사람에서 당하는 입장으로 전환될 때 좋은 것 같아. 번갈아 가는 느낌이 좋아서 계속 할 때도 있었어. 동성끼리 하면 한 세트씩 하지 않나?(웃음) 

제이: 생각해보면 S/M의 행위는 폭력이고, 우리 생각에서 폭력은 해를 입히는 거였지만 합의된 폭력은 해가 아니라 욕구의 충족인 거야.

                                                                         
 

'도표1. 성 위계질서: 특권 집단 대 소외 집단(게일 루빈, 1984)'을 참고해 집담회에서 다루었던 분류들을 표시한 그림


지브라: 지금까지 세상이 변태적이라고 규정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 거잖아. 근데 내가 진짜로 변태적이라 느꼈던 것은 일본 야한 만화 보면 임신시키는 것에 대한 페티시가 있고, 안에 사정하고 임신시키는 게 나와. 그게 가장 소름 돋고 가장 끔찍한 것 중에 하나야. 나의 섹스 경험에서도 섹스가 폭력적이라고 느끼는 순간은 임신에 대한 공포심이 떠오를 때야. 더 이상 섹스는 좋을 수도 하고 싶지도 않아지는 절대 근처에도 가기 싫은 위험물질 같아지는 거라 너무 싫어. 이런 생각만 들면 ‘나는 남자랑 섹스 안하고 평생 자위할 거야’ 하고 생각하게 돼. 삽입에 대한 이미지도 나빠지고, 그런 경험을 통해 삽입을 점점 싫어하게 되는 거야. 임신이 결합되는 순간이 섹스가 가장 섹스다워지지 못하는 순간이라고 나는 경험적으로 느끼는데, (만화에서는)너무 반대인 거지. 나의 섹스가 섹스로 남기 위해서는 생식과 관련된 모든 게 배제되어야 돼. 

 

사회자: 정말 공감합니다. 무언가 ‘하고싶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가도 안전함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답답하죠. 개별적인 신뢰관계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까지 PART 2에서 다양하게 자신의 숨겨진 욕망과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신 것 같네요. 타인을 착취하지 않으면서 자기 욕망을 어떻게 충족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 PART. 3로 넘어가서 좀 더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PART 3. 방문을 열면 안전할까?


사회자: 지금까지 각자의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다음은 변태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한 이야기들은 발화 그 자체를 통해서 의미를 가질 수도 있는 것 같네요. 우리의 정체성이 지면에서 완전히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대다수가 본인의 성별, 성적 지향, 성별 권력에 대해 머리로도 몸으로도 고민해왔죠. 또 기획자들이 처음에 이야기를 드렸지만,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떻게 안전한 섹스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혼자 욕망을 충족하기도 하지만 두 명이나 둘 이상이 함께 하기도 해요. 그런데 혼자 자위를 할 때의 안전함에 대한 고민이 1이라고 한다면, 두 명 이상의 성적 행위에서 안전함에 대한 고민은 절대 1+1로 늘어나지 않습니다. 훨씬 더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지죠. 욕망을 안전하게 충족시키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시작 질문은 각자 생각하는 안전함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입니다. 안전함은 무엇이고 안전하지 않음은 무엇인가요?


념념: 나는 내가 다치고 고통을 느끼는 게 너무 싫어. 
방자: 나도 신체적 폭력은 싫어. 그래서 절대 임신할 가능성이 없어야 하고. 사실 난 정관수술[4]한 사람하고 하고 싶어. 

백합: 정관수술은 임신 가능성의 차단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임신 걱정이 없는)안전한 섹스가 아닐 경우에 쾌락도 너무 깎이는 거야. 나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삽입을 했을 때의 두려움 같은 것들 때문에 쾌락이 깎였어. 처음부터 삽입이 싫은 건 아니었어. 그런데 한 후에 원래 생리주기가 불안정한데 생리가 하필 늦고, 불안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고 결국 임신테스트기를 샀어. 그 때부터가 문제였지. 테스트를 하는 과정과 화장실에 가는 과정에서 나 혼자여서 너무 힘들었어. 그 현타가 주기적으로 찾아오고, 약국가는 행위와 화장실 가는 행위, 기다리는 행위 모든 것이 섹스를 할 때 계속 생각이 나고 쾌락이 깎이고 왜 삽입 섹스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외로웠고, 상대가 미워지기까지 했어.

방자: 콘돔을 써도 100%가 아니니까 안심이 안 돼. 그래서 피임약을 먹으니까 성욕이 사라져서 피임이 너무 잘 됐어. 근데 부정출혈이 있어서 그만뒀어. 둘 다 피임약 부작용이라고 하더라고. 
레몬: 남자끼리 할 때도 정관수술 했으면 좋겠어. 나는 아예 생식기능과 연관이 없는 섹스를 하고 싶어서, 그 개념 자체를 없애고 싶고. 그리고 남자랑 남자랑 할 때 왜 이렇게 성병검사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 그건 생존과 직결된 문젠데. 콘돔은 당연히 써야지.
안티고네: 나는 그런 사람 만나기 싫으니까 섹스를 하지 않는다.
요조숙녀: 나의 환상을 같이 얘기하고 좋은 방식으로 실현할 파트너를 구하고 싶은데 너무 어려워. 우리의 대화를 통해서도 이 생각이 강화되었는데,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찾기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것 같아.

제이: 취향이 겹치는 것을 찾는 것은 어렵지. 그냥 서로 할 수 있는 선까지 하는 것 같아. 
옹심이: 우리에겐 상상력이라는 파트너가 있어(웃음). 


사회자: 콘돔, 피임약, 정관수술 모두 구체적 상황 내에서 물리적으로 심리적 안전함을 보장해 주는 요소들입니다. 또한 우리가 앞서 이야기한 변태성, SM적인 섹스에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당연히 해야 하는 층위인 것 같기도 합니다. 만약 그 층위를 벗어난다면, 안전함에 대해서 조금 다르게 생각해야 할까요? 


방자: 그 말을 들으니까 떠오르는데, 정도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는 사실 다른 사람들이 말한 것보다 강한 폭력이랄까, 그런 걸 원하는 것 같아.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2013) 이라는 영화에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복싱을 하는 장면이 있어. 사랑하는 사인데 복싱을 죽일듯이 해. 때리고 조르고… 그걸 보고 처음에 너무 충격 받았는데 자꾸 생각이 나는 거야. 뭐랑 이어져서 생각이 났냐면, 전에 섹스하다가 목을 졸려본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헉 했는데 상당히 좋았고 다음에 또 요구하기도 했어. 그런데 처음에 합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어서 뒤돌아보면 위험하기도 했던 거야. 그러다 보니까 안전한 섹스에 대한 생각이 더 많아지고. 그래서 연애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들어. 신뢰가 없는 상대면 위험하다고 생각되니까. 
제이: SM이 하위문화로 형성되는 이유는 보편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니까 그런 것 아니야? 이런 ‘무해한 변태성’들이 궁극적으로 사회에서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는 고민이 좀 돼. (이런 것들이)양지로 나올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얼마나 양성화되어야 할지 모르겠어. 우리가 하는 얘기를 더 쉽게 할 수 있으면 상황이 좋아질까?

지브라: 이런 페티시들은 이미 도처에 널려 있고, 예를 들어 관음과 같은 욕망들은 폭력적으로 돌아다니고 있고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문제잖아. 불법 촬영을 생각해 보면… 이미 세상에 끔찍한 방식으로 돌아다니니까 모든 종류의 관음이 나쁘게 여겨지는 거지.

방자: 몰카는 당한 대상의 동의나 합의를 구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잖아. 몰래 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걸 다른 방식으로 발현시킬 수 있나…?

쌀눈: 근데 그런 건 페티시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아. 불법촬영이나, 의사에 반해서 강간을 하는 스토리의 포르노들이 있잖아. 그건 정말 잘못되었다고 봐. 살짝 피부를 때린다던가, 사전에 합의된 행위를 하는 것과 ‘몰래’ 하거나 남의 의지에 반해서 하는 건 달라. 맥락 없이 보면 둘 다 폭력이라고 생각할 느낄 수도 있지만 폭력이라고 명명하는 데에 맥락이 너무 중요하잖아.
제이: 변태적 욕망들이 양지로 나왔을 때 악용되는, 안 좋은 방식으로 양지화 되는 것이 되게 필연적이라고 생각돼. 기준을 세워야 어디까지 양지화 할 수 있는지 얘기되지 않나? 어떤 게 좋은 욕망이고 어떤 것이 부도덕한지 윤리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 

옹심이: 변태적 욕망들에 선을 긋는 것이 가능한 건지 모르겠어. 손목 묶는 것도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고. 변태적 욕망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아.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성 윤리로 얘기되는 것이 동의와 합의인데, 1:1로는 계약서를 쓰고 하기도 하잖아. 양지화 한다는 것은 개별적인 차원을 떠나는 건가? 이게 개별적인 차원을 떠날 수 있나?

요조숙녀: ‘떠나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이런 얘기하는 것에서 이미 떠나 있다는 생각도 들고.  단순히 개별의 상황에 따른 것은 구체적이지만 보편이 될 수 없으니까. 면대면의 차원과 사회라는 큰 차원이 있다면 중간에 다른 차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변태적 욕망 중에 어떤 것을 허용 하느냐로 논의가 가는 것은 좀 별로고, 다른 차원이 필요한데 잘 모르겠어.

제이: 섹스가 면대면인데 더 이상의 어떤 것이 필요한지? 면대면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회에서 폭력이라고 판단하는 것들을 비교해보면, 사회적 차원에서 판단하는 ‘동의’가 1:1 관계에서 선 긋듯이 되는 것이 아니잖아. 

안티고네: 개별적인 합의로 두었을 때, 신고를 해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정말 모호해져. 사회적 규칙이나 합의는 너무 다 금지하게 되니까. 새로운 차원의 무언가가 필요한 것 같아. 

방자: 동의와 합의가 무엇인지 사회가 해석하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 차원의 무언가와 연결을 끊을 수가 없는 거지. 동의한다고 사용한 언어는 이미 사회의 것인데 무엇이 그 언어를 구성하느냐가 개별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잖아. 

모두: (머리가 아파짐)


사회자: 이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1:1의 신뢰관계에 대한 고민인 것처럼 보여도,  동의와 합의가 사회적 차원에서 해석되기 때문에 더 큰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변태적 욕망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변태성’이 더 이상 변태적이지 않게 될 수 있을까요? PART.3를 시작할 때 말씀드렸던 사상가 게일 루빈은 우리가 들으면 헉! 할만한 ‘변태적’ 욕망들을 옹호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성적으로 무엇을 좋아하건 간에 어떤 다른 사람에게는 무척 혐오스러울 것이고, 그들이 성적으로 무엇을 혐오하건 간에 다른 사람이나 다른 장소에서는 가장 소중한 희열이 되리라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른 사람의 성행위를 인정하기 위해서 특정 성행위를 좋아하거나 수행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 차이가 건전한 취향, 정신 건강, 지성의 그 어떤 결여를 지시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성적 취향이 보편적인 체계로서 모든 사람에게 작동할 것이고 작동해야 한다고 착각하는 실수를 범한다.’(게일 루빈, 1982)

 

  우리의 ‘변태성’은 게일 루빈의 작업이 그러했듯, 이성애 중심적이고 ‘정상적인’ 섹스에 균열을 일으키는 씨앗일까요?  이런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성에 관해서 ‘덮어놓고 말하지 않기’ 와는 다른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념념:  다른 차원 혹은 새로운 차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뜬금없지만 유교가 생각났어. 법은 아니지만 성적인 것을 억누르는데 굉장한 영향을 끼친 ‘관념’… 뭔가 그런, 유교를 대체할, 성을 다루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유교가 물론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긴 하지만, 유교라는 것이 어쨌든 성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사람들에게 주잖아. 그런 식의 개념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야. 우리는 그 작업 중?(웃음)

제이: 이전에도 시도를 많은 페미니즘 철학자들이 했었던 것 같아. 이리가레[5]의 성욕에 대한 고찰이 우스워 보일 수 있지만 그런 시도들이 있었잖아. 남성 성기 중심의 쾌락을 페니스가 없이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바꾸면서 삽입없이 충분히 성욕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들어 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이 우리의 페티시까지 포함하진 못할 수도 있지. 도덕적인 성윤리를 상상하는 것과 페티시를 연결 짓는 일이 어렵지 않아?
방자: 그런 듯하다. 

레몬: 나는 현실적으로 안전한 섹스를 상상했을 때, 세이프워드[6]를 중요하게 생각했어. 합의와 동의를 미리 얘기하는 것과 세이프워드를 정해두고 하는 중에 끊는 것은 달라. 어디까지 하는 지도 그때그때 다르고. 몸이 안 좋다던지 그런 상황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의사표현, 세이프워드라는 것이 의사표현의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현실적인 차원에서의.

념념: 오…

요조숙녀: 세이프워드가 제일 좋은 것은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상황에서 끝내는 것이라서 가장 좋았어. 자기가 원하는 만큼. 세이프워드는 개념적으로도 흥미로운 게 선제된 법이 아니라 사례마다 판단하는 것이고 표현하는 기호가 있고 기호가 합의되어 있어서 재밌어. (전체를 포괄하는) 법이 아니라 사례에 따른 기호가 있다. 멈출 수 있는 것을 확실히 정해야지. 세이프워드를 했는데 안 멈추는 사람이면 그 자리에서 죽여야한다. 별거 아닌 단어, 예를 들어 ‘거울’이라고 해도 거기서 바로 멈춰야 하는 거야. 세이프워드를 합의하는 것이지 그 외의 얼마나 힘들 때 말 할 것인지 등은 말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니까. 예시로, 약간 그 상황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것을 얘기해. 

여러 사람: 취업 추천합니다(폭소). 마감(침울...)


사회자: 처음에 수다처럼 시작했다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커다란 차원으로 확대되었네요! 이미 이런 것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한 차례 고민된 내용일 수 있지만, 이 세대의 지금 우리들이 이러한 얘기를 하는 것도 의미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오늘의 키워드로 ‘무해한 변태성’ 그리고 ‘새로운 성윤리’를 꼽고 싶습니다. 우리가 던진 모든 질문에 대해 답을 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답은 좋은 질문에서 나오니까요. 이 집담회가 좋은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타인을 착취하지 않는 자기욕구의 충촉은 어떻게 가능할까? 교지 구성원들은 이 질문에 대한 논의를 위해 집담회를 열었다. 사전에 각자 경험과 생각이 담긴 설문지를 제출했고, 집담회에서는 익명으로 제출된 답변들을 읽으며 답변들에 대해서 궁금하거나 공감되거나 묻고 싶은 지점들을 나누었다.

‘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고 선언하기에 우리는 충분한 토대를 가지고 있는가?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성에 관한 인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지금 여기의 우리들은 이 변화를 각각 다르게 겪어내고 있다. 엄숙주의와 원나잇 스탠드, 온라인 데이트와 선 보기, 몸을 드러내기와 가리기. 극과 극인 것들이 혼재되어 여기저기서 다른 이야기가 들려온다. 여기에서 우리의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사유할 것이고, 무엇을 참고로 할 것인가? 이 집담회는 그 질문들에 답하기 위한 작은 시도였다. 
   

상상하고 욕망하는 것 그리고 실제의 간극을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

‘문란하고 더럽고 나쁜’ 성과, ‘자연스럽고 건강하고 좋은’ 성의 경계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이 질문들은 더 많이 제기되어야 한다. 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




참고문헌

게일 루빈, 『일탈: 게일 루빈 선집』(2015), 역 신혜수, 임옥희, 조혜영., 현실문화


          

[1] 사전 설문지에서 참고자료로 쓰였던 성도착증 목록 중 하나.(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paraphilias)  원출처: Hickey, Eric W. (2006). Sex Crimes and Paraphilia. Pearson Education. p.86. ISBN 978-0-13-170350-6.


[2] 성적 끌림이나 욕구가 현저하게 적거나 없는 경우를 말한다. 금욕주의나 불감증과 다르며, 성적으로 끌리지 않을 뿐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줌인]無性愛 권리장전… 사랑은 해도 섹스는 싫다’, 동아일보, 2004-11-11)


[3]헤테로섹슈얼(Heterosexual)의 줄임말로, 이성에게 감정적/성적으로 끌리는 성적 지향을 뜻한다.


[4] 정관수술은 피임을 목적으로 정관을 잘라 두 끝을 봉합하여 정자의 이동을 차단하는 수술로, 다른 피임법들 보다 효과가 확실하고 정자들은 체내에 자연 흡수되며, 정관복원술이 쉽다. 


[5] 뤼스 이리가레(1930~ )는 벨기에에서 태어난 프랑스 페미니스트, 철학자, 언어학자, 심리언어학자,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이론가이다. 대표 저작으로 <반사경: 여성으로서의 타자에 대하여>(1974), <하나가 아닌 성>(1977) 등이 있다. 


[6] S/M(BDSM)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와 신호로, 플레이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달한 경우를 알리고자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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