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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봄

02화-꽃이 피는 시간

by 김기수 Mar 28. 2025

2025년의 봄, 2화


꽃이 피는 시간


가장 조용한 순간에

꽃은 피어나기 시작했다

바람 한 줄기 없는 오후,

햇살의 체온에 기대어

말도 없이 자신을 열어 보였다.


봄이 온다는 건, 꼭 어떤 선언처럼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건 어느 날 문득, 굳게 닫혀 있던 창문을 열었을 때

따뜻한 바람이 실내로 흘러들고,

묵직하던 공기가 한순간 가벼워질 때쯤

비로소 사람의 마음은 계절을 알아차린다.


마치 오래 참았던 누군가의 눈물이

결국 흘러내릴 때처럼.

그 조용한 감정의 경계에서

꽃은 피어난다.


한 그루의 나무가 꽃을 피우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겨울 내내 앙상한 가지로 버티며

눈을 맞고, 바람을 견디고,

그러면서도 한 번도,

그 속의 봄을 놓은 적이 없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겉보기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속에서는 무수히 많은 결심이 자라나고,

말없이 꿈이 움트고,

조심스레 피어나는 용기가

작은 꽃망울처럼 모양을 갖춰간다.


그래서 꽃은 화려함보다

그 뒤에 감춰진 시간으로 더 감동을 준다.

피기까지의 침묵이,

견디기까지의 인내가,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를 열기로 한 용기가

햇살보다 찬란하게 느껴지는 순간.


우리는 자주 조급했다

꽃이 피지 않는다고

봄이 오지 않는다고

자신을 탓하면서 기다림을 의심했다


하지만 모든 꽃은

각자의 속도로 피어난다는 걸

자연은 한 번도

그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내 안에 있는 슬픔도,

기다림도,

그리고 아직 말하지 못한 사랑도

언젠가 제 시간에

그 꽃을 피울 것이라 믿는다.


지금, 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영영 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꽃은

자신만의 계절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오늘은 다만

그 꽃이 피어날 작은 틈을 지키기로 하자

햇살을 건네고,

물을 주고,

그리고 조용히 말 걸어주자


“너는 네가 피어날 순간을

이미 알고 있지.”



꽃이 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감성 수필”

나는 자주 비교하며 스스로를 의심했다.

왜 나는 저 사람만큼 환하지 않을까.

왜 나의 성장은 느려 보일까.

하지만 모든 꽃은 각자의 속도로 피어난다.

그 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남보다 늦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니다.

늦게 피는 꽃이 더 단단한 줄기를 갖는 법이다.

그동안 얼마나 조용히 버텨왔는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이제는 내가 나에게 다정해지려 한다.

다 피지 않아도 괜찮다고,

오늘은 조금만 열어도 충분하다고.

나는 나의 계절 안에 있고,

그건 생각보다 더 아름다운 시간이다.


다음 화 예고 – 2025년의 봄, 3화


그늘에도 꽃은 핀다


우리는 늘 햇살을 향해 걸어가려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밝은 곳에만 머물 수는 없습니다.

가려진 마음, 말없이 숨겨온 감정,

그늘 아래서도 자라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빛이 아닌 그늘 속에서 피어난 꽃들,

그 조용한 성장의 이야기와

우리가 스스로에게 건네야 할 따뜻한 말들을 함께 나눕니다.


“햇빛이 닿지 않아도,

그대는 충분히 아름답게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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