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이 나 같다며,
지는 노을이 나 같다며,
살 날이 얼마나 될까 손가락 꼽던 어머니는
준비 안된 나를 두고,
얼굴도 안 보여주고,
숨을 멈췄다.
뭐가 그리 급했냐고 울부짖어도
왜 안 기다려줬느냐고 따져대도
돌아오는 건
만질 수 없는 무거운 공기뿐.
안아주던 두 팔은 차가워졌고.
따스했던 심장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볼그족족 손톱 밑은 핏기 없는 창호지 색인데
장례사는 그제야 엄마의 볼에 연지를 발랐다.
까마득히 오래되어 잊힐만 하건만
텅 빈 가을 들판이 마당에 도착하면
더욱 그리운 엄마.
고구마가 여기저기 바위처럼 묻혀있고
토종닭이 수북이 알을 낳아놓은 뒤뜰에
엄마는 나보고 얼른 주우라며 손짓했다.
재촉하는 엄마 말에 바구니 가득
먹을거리를 담다가
그만 눈을 떴다.
혹시나 엄마를 더 만날 수 있을까
다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을 감았지만
잠은 달아나며 엄마를 흩어놓았다.
낱알 흩어진 가을 들판에
어디선가 날아온 참새떼들이 군무를 춘다.
엄마가 건넨 고구마와 계란으로 아침을 먹어야겠다.
잘 먹겠습니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