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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선물

반짝여라 루작가!

by 반짝이는 루작가

지난 3월 말, 학교로 오전 출근을 하게 되면서 온전히 글쓰기에만 몰입할 시간이 줄어들었다. 아쉬워할 즈음 글쓰기 선생님으로부터 이럴 때는 '10분 글쓰기가 딱이지!' 하는 조언을 받게 되었다. 혼자보다 함께 하고 싶었다. 글쓰기 수업을 같이 받았던 언니들 생각도 나고, 우연히 글쓰기에 마음을 두고 있던 언니들과 운명처럼 소통하게 되었다. 그렇게 100일 글쓰기 단톡방이 결성되었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머물렀던 순간을 짧게라도 기록하자는 뜻에서, 내 맘대로 'In the moment - 10분 글쓰기'라고 이름을 지었다. 모임 참여비가 없는 대신 100일 글쓰기를 완주하는 사람에게 그녀가 위시로 담아두는 책을 각자 선물해 주기로 했다. 글테기가 온 적도 있었지만 모두 각자의 속도대로 글쓰기를 이어나갔다.


드디어 지난 수요일! 100일의 글쓰기를 완주했다. 어찌나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시는지 언니들의 사랑이 느껴졌다. 꾸준히 글쓰기를 이어가는 나도 기특했다. 요즘 나에게 필요했고 사고 싶었던 책들을 위시리스트에 올리는데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 언니들이 선물해 준 책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배송이 되었는데 택배 기사님이 가지런히 놓고 가셔서 웃음이 나왔다. (무슨 생각이 드셨을까. ㅎㅎㅎ)


사진 2025. 9. 6. 오전 8 13 19.jpg

글쓰기로 맺어진 인연은 단단하다. 글에 진솔한 마음을 담았을 때 서로에게 문이 열리고 그 마음이 통한 이들끼리는 열쇠고리로 찰랑 연결이 되는 기분이다.


작년은 내가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나의 진로가 불안했고, 내 계발에만 급급했다. 글쓰기를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사람들을 만나도 그들은 커 보이고, 나만 작아 보이고. 한 명 한 명의 글을 읽으면서도 저 깊은 바닥에는 부러움이 있었던 것 같다. 이웃들이 가는 길을 못 가면 도태되는 것 같고, 그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모르면 뒤처질 것 같고. 쫓아가려니 내 가랑이가 찢어지겠고. 마음이 참 복잡하고 힘들었다.


그러나 올해가 되면서 나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돈을 빨리 벌어야지 하는 욕심도 내려놓았고, 얼른 공부방을 차려보겠다는 조급함도 비워냈다. 나의 계발보다 나를 돌보는 방향으로 바꿔나가다 보니 아이들을 돌보는 육아 또한 나를 돌보는 기회가 되어 주더라. 천천히 내 속도대로 나아가면서 쉴 땐 확실히 쉬어주고, 할 땐 하면서 균형을 맞춰 나가는 중이다.


오늘 새벽에는 한 시간 동안 이웃들의 글을 읽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으로 쓴 글들이 참 인상 깊게 다가왔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음을! 이제는 부러운 마음보다 진심으로 상대를 응원하게 된다. 인생에 정답도 없고, 귀하지 않은 사람도 없다. 앞으로도 계속 글쓰기로 따뜻한 인연들을 만들어가고 싶다. 그리고 함께 걸으며 연대의 마음을 나눌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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