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쓸고 계시던 미화원을 보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며 인도와 도로 경계에서 낙엽을 쓸고 계시던 미화원을 봤다. 열심히 쓸어 모으실 때마다 그러한 수고에 야속하리만큼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바람이 휙 불어올 때마다 여기저기 흩날리는 낙엽들. 그럼에도 꿋꿋하게 빗자루로 쓰레받기에 담고 계셨다. 어차피 뿌려질 낙엽이라고 '에라 모르겠다' 하지 않는 마음, 포기하지 않는 행위 덕분에 우리의 도로는 단정하게 정리가 된다.
집으로 돌아오니 이 방 저 방이 장난감과 이불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바닥에 널려있는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던 중 책상 구석에 쌓여있던 블록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아까 본 미화원 아저씨 생각이 났다. 나는 그냥 장난감들을 한쪽으로 몰아넣으며 나자빠지고 싶은데, 쓸고 쓸어도 바닥에 깔리는 낙엽을 보며 그분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깨끗한 마음이고 싶은데 자꾸만 낙엽처럼 거슬리는 것들이 생길 때 우리는 하던 것을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가.
오늘 아침, 새벽시간을 좀 더 갖고 싶었는데 일찍 일어나 버린 아이들과 어젯밤 회식으로 늦은 남편에게 온갖 짜증을 냈다. 아이들이 나를 괴롭히려고 일찍 일어난 것도 아니고, 빠질 수 없는 회식에 남편도 미리 양해를 구했던 상황이었다. 그들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는데 할 일을 다 마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완벽주의가 불러일으키는 분노의 감정이었다. 평정심을 잘 유지하다가도 종종 이렇게 와르르 무너진다. 그렇지만 오늘은 오로지 해야 할 것을 묵묵히 하시는 분을 보았기에 우울한 마음에 매몰되지 않았다. 그냥 다시 쏟아진 블록을 주워 담듯 흩어진 마음을 어루만지며 나에게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그냥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