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계획 톺아보기 – 송파구
지역 탐구
넓은 논밭이 대규모주택단지로 바뀌어
북쪽으로 한강을 끼고, 동쪽으로 청량산, 서쪽으로는 탄천으로 타 지자체와 경계를 이루며, 남쪽으로 성남시와 이어져 있다.
한강 및 샛강 일대에 충적층이 발달하였고, 관내 중앙부에 낮은 구릉이 구의 중앙을 지나며 언덕이 있으나 대부분 고도 50m 이하의 저지대로 이루어진 평야 지대이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풍납토성, 몽촌토성, 위례성, 남한산성 등이 축조,유지될 정도로 군사적 요충지이며, 조선시대를 지나 20세기 말까지도 군사기지로써 기능을 담당했다. 서울로 편입 전에 서울의 근교농업지대였으며, 송파나루를 중심으로 송파상권이 형성되어 경기 동남부와 서울을 연결하는 상업기능을 담당했다.
1970년대 강남 개발의 일환으로 대규모 주택단지들이 조성되었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계기로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공원 등 스포츠시설, 녹지공간이 조성되어 생활환경이 우수하다. 잠실대교 설치와 송파대로 개설에 따라 잠실역 일대가 동남권의 대표적 상업업무지역으로 발전했는데, 롯데월드가 대표적 Landmark이다.
송파구의 면적은 33.87㎢인데, 이 안에 65만4천명이 살고 있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 가장 많은 인구이며 인구밀도도 높아서 베드타운의 성격을 보여준다. 송파구의 인구가 1995년에 비해 △1.9%만 줄어 큰 변동이 없는데, 같은 기간 서울 인구는 무려 △11.0%나 줄어든 것에 비해 대조적이다.(1)
광역중심 역할을 하는 잠실역 주변 지역 때문에 송파구의 생활인구(2)도 거주인구보다 많기는 하나, 그 가운데 유동인구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서울 거주인구의 6.96%, 생활인구의 6.80%) 년도별로 생활인구 변동을 보면 2018년 76만6천명이었다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에 감소했는데 2024년까지도 74만3천명으로 그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3)
서울 도시계획으로 보는 송파구의 미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서울에 3개 도심(서울도심, 여의도ᆞ영등포, 강남)을 축으로 하여 공간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그 아래에 7개 광역중심을 설정하고 있다. 이 계획 체계 아래에서 송파구의 북부는 ‘강남 도심권’ 및 ‘잠실 광역중심’에 기초하여 도시계획이 수립된다. 한편 남서부는 수서ᆞ문정 지역중심에 해당되어 도시계획이 수립된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잠실운동장 일대는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과 함께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잠실역∼올림픽공원 구간은 관광ᆞ쇼핑ᆞMICE 산업벨트로 육성된다. 문정 지구는 로봇ᆞIT 관련 업무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통망이 확충된다. 도시철도 사각지대인 위례신도시에서 출발하는 위례신사선과 위례과천선이 계획되고 있다. 한편 하남시의 교통 개선을 위해 3호선이 하남까지, 8호선이 남양주까지 연장되어 이들 지역에서 송파구를 비롯한 강남지역으로 접근성이 개선될 것 같다.
가락시장, 동남권유통단지를 대상으로 공중-지상-지하 3차원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지역별로 도시계획적 특성이 달라
1970년대 강남 개발 이래 송파구는 기본적으로 대규모 주거단지를 배치하고 그 중간에 상업업무지역을 일부 배치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그런 연유로 송파구는 지리적으로 아파트 단지와 저층 주거지가 주를 이루며, 상업시설나 업무시설, 기타 기능은 그 사이사이에 불연속적으로 섞여 있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여 송파구를 네 구역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북서부]
지리적으로 북쪽으로 한강을 끼고 있으며 서쪽으로 강남구와 연접해 있다. 학계에서는 이 구역을 고급 주거지에 포함시켜 강남구, 서초구와 함께 진정한 ‘강남’으로 분류한다.(4) 이 곳에는 저층 아파트를 재건축한 이른 바 “엘리트(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고급 아파트 단지가 있으며, 잠실주공5단지와 신천동 소재 아파트 단지들이 고층 고급아파트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머지 않아 이 구역은 한국 최고의 주거지로 발전할 것이다.
강남구 삼성동과 맞닿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부를 전시ᆞ컨벤션 구역으로 바꾸는 등 삼성동 일대와 연결되어 국제교류복합지구로 바뀔 것이다.
잠실역 근처에는 이미 롯데타운과 맞은편 고층 업무지구로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이다. 지금도 서울 각지와 경기도 동부로부터 사람들과 교통량이 몰려드는 곳이다. 앞으로 하남이나 남양주까지 도시철도가 추가로 연장되면 상업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구역의 상업지구는 넓은 주거구역을 경계로 다른 상권과 고립되어 있는 단점이 있다. 장기적으로 삼성동 국제업무지구가 완성되면 고객의 상당부문이 그 곳으로 견인 당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5)
[북동부]
한국 최고 수준의 아산서울병원이 있다. 풍납동에는 대체로 저층 주택들이 있으며 동쪽에 백제 초기 때 만들어진 풍납토성이 복원되어 있다. 2040계획에서 이 주변지역을 수변역사문화거점으로 조성하여 도심형 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향후 그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지는 의심스럽다.
[남서부]
부분적으로 저층 주택지를 포함하나, 산업 면에서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문정 업무산업지구, 장지 물류단지가 있다. 그리고 헬리오시티, 올림픽훼밀리 아파트라는 큰 주거단지들도 있는데, 후지는 아마 2040계획기간 중에 재건축이 진행될 것이다.
이 구역은 강남구 수서지역과 연계하여 신성장 로봇IT산업이 특화된 첨단산업업무 서비스 중심지로 육성하여, 삼성동 국제업무지구 - 강남 도심 – 양재 AI혁신거점을 잇는 미래융합 혁신축이 형성되는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
[남동부]
올림픽 공원은 약 140만㎡(약 44만평)으로 국내 2위의 도시공원이다. 이 안에는 백제 전기에 축조한 몽촌토성도 있다. 이 밖에는 광할한 지역에 고층 아파트와 저층 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전형적인 주거지역이 형성되어 있다.
특히 대부분의 아파트단지 등이 노후화되어 현재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이미 진행되거나 계획되고 있어 향후 도시의 모습이 현대적으로 변모할 것이다. 송파구의 49개 정비사업 중 37개가 이곳에서 진행중이다.(6)
이 구역은 앞으로도 여전히 주거지역으로 존치될 것이며 다른 기능으로 전환되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앞으로 송파구에서 주목해야 할 곳
송파구는 비교적 주거지역 비중이 높은 자치구이다. 이미 대부분의 지역에서 도시개발이 완료되어 있다. 일부 노후 주거지는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재생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시철도망도 이미 촘촘히 깔려 있다. 위례신도시도 머지않아 위례 트램, 위례신사선 경전철이 개통되면 사정이 좋아질 것이다. 도시 Amenity로써 문화공간, 공원, 상업시설 등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
가까운 미래에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 같다.
특히 잠실주공5단지와 신천동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마치면, 북서부 아파트단지들은 한강을 따라 서초ᆞ강남과 이어지는 고급 주거지로 자리잡을 것이다.
남동부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도시재생사업들이 마무리되면 이 곳이 서울의 중상급 주거지로 바뀔 것이다. 그런데 요즘 폭등한 공사비에 주변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아져 이 지역의 도시재생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 정책 측면에서 국지적인 규제 완화(투기과열지구 해제 등)나 사업 여건을 개선해 줄 필요가 있다.
앞으로 송파구에서 입지가치가 높아질 유망 지역은 강남구와 연접한 북서부와 남서부이다. 잠실7동, 잠실본동 등은 국제업무교류지구의 영향권이다. 삼전동, 석촌동, 문정2동 등은 수서ᆞ문정 IT로봇첨단산업 중심지의 구역 또는 배후지역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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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파구 인구의 변화
(2) 생활인구란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 수에 거기로 출근, 통학하는 사람수와 사업, 병원 진료, 관광을 하러 방문 중인 사람 수를 더한 것이다.
(3) 송파구 생활인구의 변화
(4) 상명대 지리학과 정수열 교수는 대한지리학회지에 게재한 ‘강남의 경계 긋기: 사회지역분석 및 요인생태학적 접근’에서 고급주거지인 이른바 '강남'은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 중북부(이 글에서는 북서부를 뜻함)로 한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5) 삼성동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이 완료되면 매우 강력한 삼성역 상권이 강남역이나 잠실역 상권의 일부 고객들을 끌어 갈 가능성이 크다.
(6) 송파구 정비사업 현황
(7) 송파구 지구단위계획구역 현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