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보호병동 일지 - 3일간 자의 입원

(26.03.24)

by 김옥미

*이 글은 조울증/PTSD 환자로서

정신과 보호병동 입원 당시 실제 경험을 토대로 쓰였습니다.

읽는 분에 따라 감정적으로 고통스럽거나 보기에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부디 자신의 마음을 먼저 살피시고,

안전한 환경에서 읽어주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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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부터 자살 충동, 죽음에 대한 생각, 자기혐오,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짙어졌다.

이성적으로는 내가 죽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느낌이었다.

마치 플래시백처럼 내가 죽을 수 있는 방법들이 스쳐지나가고

횡단보도에 서있을 때에도 내가 지금 차에 치이면 어떨까를 고민했다.


image.png (2주전의 메모)


2주 전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상담사님과 상담을 하면서

여러 상황들을 봤을 때 죽고 싶은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 라며 다독여주셨고

의사선생님은 자나팜 0.25mg을 아침점심저녁으로 (원래는 필요시 약이었다) 처방해주었다.


약과 상담으로 인해 마음이 편해진건지

나는 일주일 내내 잠만 자면서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1주 전.

난 바퀴벌레가 나오는 꿈을 꾸기 시작했고

의사선생님과의 진료 전 BDI 설문조사에 나는 모두 부정적 대답을 선택했다.

예컨대 '나는 추하다' '나는 벌을 받고 있다' '기회만 있다면 나는 자살할 것이다'와 같은.


그렇게 토요일, 상담 시간이 찾아왔다.

그때까지만해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또 이렇게 힘든 것이겠거니, 하면서.


상담 선생님이 이번에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내가 하는 말은 전 주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는데,

상담 선생님은 분명히 다르다고 짚어내고 있었다.

진료는 언제냐고 묻고, 입원을 권유했다.

사고방식이 끊임없이 죽음으로 향한다고 했던 것 같다.


바로 다음 진료 시간이었고,

의사선생님에게 상담사님이 입원을 권유한다 말했고

나의 메모를 보여드렸으며 자나팜 0.25mg을 아침점심저녁으로 먹어도

원래처럼 안정이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의사선생님은 당연하다는 듯 입원을 권유했다.


입원.

사실상 청천벽력 같은 소리.

정신과 보호병동에 입원하면 내 일상은 올스탑이다.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고, 부러 거짓말을 하든 진실을 말하든 불편을 겪어야 한다.

그 외 기타 등등 일정들이 줄줄이 취소된다.

난 그런 것들이 너무 싫었다.

나도 살아가고 싶은데. 남들처럼. 별 문제없이.


입원을 하지 않은지도 꽤 되었는데 (3년 가량은 입원 없이 지냈다)

다시 또 입원이라니 짜증이 나기도 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내가 입원이라는 가능성을 품고 살아야 하나.

입원 자체가 싫은 것도 한 몫했다.

전자기기 일체 들고 가지 못하고

갇혀있듯 사는 공간이 좋을리가.


그리고 이번에 특이 사항이 있다면,

나는 거의 자의입원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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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고발자이자 자살유가족, 자살생존자 그리고 정신질환자. 연극의 연출을 하고 대본을 쓰는 연극 연출가이자 극작가, 극단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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