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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꽤 괜찮은 놈이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by 짱강이

내가 글을 쓸 자격이 있을까..

이건 뭐 국가에서 자격증이 나오는 분야도 아니고, 참 갑갑할 때가 있다.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내가 글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다. 말 그대로 과연? 이라는 생각을 매분 매초 했었는데, 이렇게 쓰고 보니 좀 우스운 생각 같다. (그거야 내가 공개적으로 글을 쓴 지 1년도 안 됐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 그래서 이 생각은 집어치우기로 한다.


어디선가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아무나 글을 쓸 순 없다. 사실 무슨 소리야? 싶은 말이면서도, 음~ 싶은 말이다.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냥 느껴야 알 수 있다는 의미 그런 점에서 나는 '글을 써도 되지 않을까?' 단계의 글쟁이인 것 같다. 말 그대로, 그렇지 않을까? 그럴 수도? 하는 살짝 자신 없는 그런 단계 말이다..


누구보다 쿨한 척을 하지만, 사실 나는 꽤 소심한 인간이다.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나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것도 끊임없이 말이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본능적으로 인정 욕구가 발동하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 또한 내게 인정받고픈 욕구가 큰 인간상이라는 정의를 내렸다.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글쓰기이다. 그래서 글이 써지지 않거나, 무기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때면 스스로를 쓰레기 같다고 생각했다.

논술로 대학 가기에 실패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그러니까, 학벌과 글쓰기로 인정을 받고 싶었는데 그 두 가지가 동시에 패착으로 다가오면서 큰 공황을 느꼈다. 그래서 한때는 스스로를 '신이 버린 아이'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래서 중2병이 중2 때 오는 것도 복이라는 말이 있는 거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는 좀 뛰어 놀아야(?) 하는 운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학자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저것 경험해 보고, 느껴 보고, 내가 유능하다는 걸 여기저기에서 인정받고, 그를 바탕으로 성찰하는 걸 좋아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만약 무난하게 대학에 갔다면, 나는 이런 글도 못 썼겠지. 그런 면에서 어쩌면 H 대학교 불합격은 내 운명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아직까지도 명문대생에게 따르는 인정을 갈망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떠들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알바를 하다가 문득, 다시 한 번 입시를 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미래의 시간을 이래저래 계산해 보니, 나는 지금의 학교를 졸업하는 게 가장 적절하며 가성비도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오, 이것도 쓰고 보니 고시 낭인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이 고민도 패스. 남의 시선에 나를 끼워맞출 필요가 전혀 없지.


그래도 요즘 나름은 기력 있는 삶을 회복하고 있다. 하루에 한 번씩 일어나서 생활을 하는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리고 너무 먼 미래를 통제하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를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지치는데, 미래를 통제하려고 들면 정말 파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과거와 미래에 갇혀 현재를 살지 못하는 고질병이 있기에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차곡차곡 조금씩 바꿔나갈 순 있지 않을까?


사실 이 글은 구독자 80명 기념글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와 글쓰기의 관계성을 이래저래 풀어 본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글쓰기를 사랑하고 있고, 좋은 글을 위해 늘 고심하며, 글을 써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이 있다. 그래서인지 나의 글을 읽어주는 구독자가 80명이 되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이고 든든하다. 또한, 이렇게 게으르기 짝이 없는 글쟁이를 참고 기다려 주심에 늘 감사하다.

나는 아직도 글을 쓰며 나의 존재 가치를 찾고 있다. 글을 쓰면서 펼칠 더 많은 이야기는 미래의 나만이 알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충분히 고뇌하고, 괴로워하고, 번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웃고,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숨을 헐떡이기도 하면서 나의 길을 갈 것이다. 그런 나의 여정에 동참한 구독자 분들께 늘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꺄호!

P.S. 요즘 편의점 폐기 리뷰는

https://youtube.com/@bobeunmeokgodaninya?si=mKVObjdbbUAQtK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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