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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남 Zeroman Nov 19. 2023

기후위기 대응의 역사: 기후기술의 반격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The Preliminary round, KAL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사태를 해제했습니다. 한고비를 겨우 넘긴 셈입니다. 그러나 지구는 바이러스와의 결투가 끝나기 무섭게 기후위기를 맞닥뜨렸습니다. 그림 속 예선전에 이어 문명사의 존속을 건 본선 라운드가 시작한 것입니다.


판세는 좋지 못합니다. 지구가 수세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산업화 이전 시기와 비교하여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을 1.5°C 이내로 막기 위한 반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반격을 위한 지구의 필살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는 경유와 휘발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 대신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를 더 많이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경유와 휘발유는 같은 원유의 부산물이지만 끓는점이 달라 성질이 나뉘어진 연료로 흔히 알고 있습니다. 끓는점이 높을수록 분자의 결합이 강하기 때문에 분자구조에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이 때문에 경유(250~350°C)와 휘발유(30~140°C)는 각기 다른 연료 연소 방식을 갖게 됩니다. 연소 방식의 차이로 인해 보통 힘(토크)과 승차감(저진동)을 기준으로 경유와 휘발유를 선택하곤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경유와 휘발유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를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수소전기차는 시내버스로, 전기차는 자가용으로 확산하는 원년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들 친환경차 판매량은 글로벌 시장에서 2021년 기준 전년보다 108% 증가하였으며, 국내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내 친환경차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였습니다. 즉, 친환경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하여 훨씬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 친환경차의 물오른 기세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첫째는 탄소중립에 대한 높은 기여도, 둘째는 기존 내연기관을 대체할 수 있는 유효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두 가지 요소를 관통하는 주제는 전지입니다.


수소전기차를 정확히 표현하면 수소연료전지차입니다.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며 이 과정에서 연료로써 전지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전지는 외부에서 공급 받은 수소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반응시키는 장소 역할을 합니다. 이에 반해 전기차는 전력을 축적한 전지(배터리)를 사용하여 모터를 구동합니다. 이 때문에 수소전기차는 수소라는 연료를 주기적으로 채워줘야 하며, 전기차는 배터리에 직접 전기를 넣어 저장하여 쓰고, 다 쓰면 충전하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이는 전기차 전지를 2차전지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소연료전지와 2차전지는 무게당 에너지밀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들 무게당 에너지밀도는 각각 120MJ/kg과 0~5MJ/kg 수준입니다. 경유와 가솔린이 50MJ/kg 정도인 걸 고려하면 서로 극한을 달리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수소연료전지는 장거리에, 2차전지는 단·중거리에 적합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들 전지를 적용하는 차량의 종류가 극명히 갈립니다.


최근 들어 시내버스에 ‘CNG(압축천연가스)’ 대신 ‘fuel cell(연료전지)’ 표시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수소연료전지차의 상용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2013년에 선보인 투싼을 시작으로 상용 수소전기차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만드는 비용이 높고, 수소충전시설이 충분치 않아서 시장이 커지지는 못했습니다. 이랬던 수소전기차 시장이 버스를 중심으로 최근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현재까지 총 32,000여 대의 수소전기차가 등록되었고, 이는 2위 미국보다 2배 많은 수치입니다. 면적당 등록대수를 고려한다면 수치는 더욱 높아집니다. 향후 국내 수소전기차 시장은 시내버스와 더불어 현대 넥소, 기아 카니발 등을 중심으로 민수 부문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이 차량들은 장거리 운행을 특징으로 보일 것입니다.  


전기차는 수소전기차보다 시장이 더 큽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전기차 46만 여대가 누적 등록하였으며, 전년 대비 증감률이 수소전기차보다 10% 가까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의 자가용 승차 평균 인원이 2명이 채 되지 않는 것과 주된 사용 목적이 출퇴근이라는 사실은 전기차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2차전지의 무게당 에너지밀도가 낮아 여객화물용 대신 자가용으로 생산하는 전기차의 특징은 이러한 가능성을 더욱 높입니다.


수송 부문 에너지 수요 시나리오(’22~’50), IEA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망한 위의 시나리오처럼 앞으로 도로에서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를 보는 일은 더욱 빈번해질 것입니다. 이 중 어떤 차를 더욱 자주 보게 될까요? 답은 운전자가 차량을 운행하는 TPO(시간, 장소, 상황)에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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