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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남 Zeroman Aug 07. 2023

2023년 문명사는 건강한가?

기후위기 대응의 역사: 프롤로그

문명사의 진보는 거버넌스와 기술에 기반했다.

2023년의 문명사는 기후위기 대응에 성공하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진보를 가늠하는 모양새다. 여기서의 진보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에 기초한 지속가능성 확보로 다시 말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상반기는 상당히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국내외적으로 명확한 방향성이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한국은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이에 따라 지자체 및 관련 이해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세부이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적으로는 지난 6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기후공시기준(IFRS S2)을 확정하였다. 이에 따라 기업은 기존 회계 공시와 함께 밸류체인 상의 탄소배출량 목표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이행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올해 10월부터 6개 품목(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수소)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행되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앞선 거버넌스의 이행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거버넌스를 이행해야 하는 당사자 입장을 살펴보자. 여기서의 대표적인 당사자는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그들의 입장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쉽지 않다"이다. 거버넌스 이행을 위한 기술 수준이 충분히 올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후기술 수준은 기후변화 관련 기술을 제외한 타 기술과 비교할 때 중간 수준이나, 시장의 관심은 높은 수준이다(McKinsey & Company, 2023). 이는 시장이 기술 고도화의 시급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기술 수준을 충분히 고도화하지 못하였음을 시사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현황을 회의적으로만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은 기후기술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투자 의향으로 치환할 수 있으며, 기후기술 산업의 '규모의 경제'가 확대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가 확대하면 기업이 해당 기후기술을 도입하고 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줄고 수익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NDC 달성에 기여한다.

작년 하반기에 개최한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는 21세기 초중반기(2023~2050년) 문명사의 진보 방향성을 논의하였다. 요컨대 크게 손실과 피해, 감축, 적응, 재원, 정의로운 전환, 파리협정 6조 분야에서의 이행을 약속했다. 이행의 총회라고 불리는 COP27은 1)선진국-개도국 간 민간 참여 이해관계자로 구성한 대화체를 구성하고 2)기술지침을 일부 채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기후위기 대응 거버넌스를 이행해야 하는 당사자에게 기후기술을 '어떻게, 얼마나'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는지 과학 기반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이행할지(거버넌스)는 충분히 논의됐다고 본다. 이제는 문명사의 진보를 논증할 때다. 기후기술에 기초한 견고한 논거를 마련하여 기후위기 대응 거버넌스의 이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견고한 기후기술 방법론은 해당 산업의 규모의 경제를 확대할 것이다. 이를 통해 낮아진 기후기술 산업 진입 장벽과 높아진 산업 견고성은 글로벌 단위의 온실가스 감축 의욕 상향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은 정책 등의 거버넌스 이행을 위한 긍정적인 유인책이 되기 때문이다.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자리에서는 COP27에서 마무리 짓지 못했던 파리협정 제6.4조의 지속가능발전메커니즘(SDM) 방법론과 CDM 전환 지침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 내용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국제감축사업이 기술을 어떻게, 얼마나 등의 과학 기반 접근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포괄하고 있다. 이에 따라 11월 COP28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거버넌스 이행 기반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단: 2023년의 문명사는 진보하고 있다. 다만, 티핑포인트가 오기 전에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에 기초한 지속가능성 확보를 마쳐야 할 것이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예사스럽지 않다.






<참고문헌>

McKinsey & Company (2023). Technology Trends Outlook 2023. McKinsey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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