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Myrealtrip
9월 17일 아침 9시 30분쯤,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1 터미널에 도착한 날,
내가 탔던 비행기와 비슷하게 도착한 비행기가 있었다.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수하물 수취대(Baggage Claim)가 있었다.
어디에서 출발한 비행기인지 궁금해서 전광판을 확인해 봤더니,
덴파사르(Denpasar) 응우라라이공항, 발리에서 온 것이었다.
최근 들어 급부상한 인기 여행지, 발리(Bali)이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어쩌면 가장 거리가 먼 지역인 인도네시아.
발리섬은 독자적인 힌두교 문화와 아름다운 자연경관, 에메랄드 빛 바다로 유명하다.
발리의 이국적인 건축물과 자연환경을 잘 버무려 만들어진 관광상품,
바투르산 지프투어, 발리 스윙에 대해 얘기 하려 한다.
인생샷을 원하는 젊은 이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관광상품.
인스타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발리를 예찬하며, 사진을 찍고, 인스타에 게시하고 자랑한다.
잘 만들어진 관광상품 하나로 사람들은 발리로 모인다.
발리에서 꼭 봐야 하는 것, 꼭 해야 하는 것 등.
하지만, 이것도 이젠 왠만큼 경험했는지
최근 온라인 카페에서 발리 지프투어나 발리 스윙에 대한 의문의 글을 보았다.
(약간은 부정적인 뉘앙스, 그에 공감하는 댓글들)
지프투어 꼭 해야 하는지
발리 스윙 꼭 해야 하는지
누군가에게는 이 경험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일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게 뭐가 좋다는 건지 하는 고생과 불만의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시선이 다르다.
하늘을 잔뜩 뒤덮은 구름, 가려진 태양,
부푼 꿈과 희망을 맛보고 싶었던 나의 기대는 어디로 가버리고
흐릿한 하늘을 마주하는 순간이었다면, 아마도 그런 후회와 불평이 쏟아질 것이다.
내가 여길 어떻게 온 건데~하며
전지훈련을 온 운동선수도 아니고
새벽부터 일어나 몇 시간을 이동하고, 지프를 갈아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힘겹게 올라 일출을 보려고 간 것이다.
어디에서나 뜨는 태양을 꼭 여기서 봐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그날의 날씨에 따라,
바투르산 지프투어가 선사하는 장면은 다르다.
사람들은 그것을 잊는 것일까.
꼭 내가 자연을 컨트롤할 수 있는 것처럼.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바투르산 지프투어는
그 순간 그곳에 모인 사람들, 태양과 날씨가 만들어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여러 명의 스태프, 배우, 감독, 촬영장비가 필요하듯이
바투르산 지프투어 또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지형과 빨강, 노랑, 파랑, 초록의 다양한 칼라의 지프와 사람, 태양이 만들어낸 그 한 장면.
발리 스윙 또한 그렇다.
온 세상이 초록으로 덮인 계단식 지형과 그 옆으로 위치한 레스토랑, 카페에서 긴 줄로 그네를 만들고,
화려한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그네를 탄다.
스윙의 짜릿함보다는 스윙을 탄 여자의 길게 늘어진 드레스의 펄럭거림과 그 뒷모습,
그 순간을 포착해 찍은 그 한 컷.
누구는 그네를 탔는데 비싸기만 하고 무서웠다고 한다.
타고 싶어서 탄 건지, 여행 상품에 끼여있어서 탄 건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발리 스윙 또한, 그 순간의 사진을 남기는 것이 그 유일한 목적이지 않을까.
특히, 파티문화가 없는 한국인들에게
빨간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웅장한 자연을 바라보며, 그네는 타는 건 인생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순간이다.
그 순간, 그 장면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이런 상품을 보며 난, 이렇게 생각했었다.
정말 상품을 잘 만들었구나.
사람들이 혹할 만한 상품이다.
올해 난 발리를 두 번 갔지만, 지프투어는 가지 않았다.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뜨갈랑랑은 갔지만 발리 스윙은 하지 않았고, 그네를 타는 사람들을 지켜봤다.
여행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도 나의 취향에 맞게 하면 된다.
어떤 이에게는 그 경험이 기쁨일 것이다.
또 다른 이에게는 그 경험이 쓸모없고, 돈 낭비, 시간낭비로 기억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경험 후 돈낭비 였네하며 불평하는 건,
그동안 내가 나 자신을 너무 모르고 살았나 하고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니 여행을 가더라도
남이 하는 걸 따라 하고,
남이 가는 곳을 따라가는 것이다.
내 취향이 뚜렷하고, 내 가치관이 뚜렷하다면
그 여행의 방향은 다를 것이다.
이제 우리도 어느 정도 여행을 다녀왔고, 취향이라는 것이 생길 때가 되지 않았나.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여행 속에서도 나의 취향에 따라 여행을 즐기는 건 어떨지.
발리 바투르산 지프투어, 발리 스윙에 대한 결론은
한 컷의 사진을 남기고 싶으면 추천한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갈 필요는 없다.
본인의 선택이다.
지프 투어 비용(1인당 3~4만 원)이 비싼 것도 아니다.
새벽 3~4시에 일어나서 갈 자신이 있다면 도전해 보는 것도,
가는 길이 힘들고 어렵더라고 그 또한 경험이고, 추억이다.
일생을 살아가는데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고 그냥 시간이 흘러간다면,
100년을 산 들 무슨 의미가 있고, 추억이 있을까.
내가 유일하게 컨트롤할 수 없는 건 시간이다.
그 순간을 기억하고, 의미를 두고 싶다면 발리의 지프투어, 발리 스윙이 아니더라고 좋다.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
모든 건 나의 선택이다.
오늘 내가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내 꿈을 만든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축복된 하루를 맞이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