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리뷰(후기)
여러 의미로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이 영화는 단순한 재난영화가 아니라,
AI 학습 시뮬레이션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사람들의 리뷰와 해석을 찾아보려고
여러 리뷰들을 읽어봤는데
대다수가 신랄한 비난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각본을 생각했다는 게 놀랍고
더 깊은 해석을 공유해줄 분들이 있을까 싶어서 써봅니다.
!!!!!!!!!!!!!!!!스포주의!!!!!!!!!!!!!!
생각나는 몇 가지 장면들만 나열해보자면,
1.
저도 처음부터 자인이가 과하게 찡찡대고, 김다미의 대처가 답답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사이클이 돌아 다시 눈을 떴을 때 '와'하며 감탄했습니다.
영화에서 소개된 대로 김다미는 이모션 엔진을 개발하는 연구원인데,
그 연구를 학습을 통해 진행하려고 한 모양입니다.
여기서 학습은 AI가 여러 번 반복 수행하여 정답을 찾아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김다미의 티셔츠의 숫자가 그 학습횟수를 말해주는 겁니다.
'여배우가 물에 젖는 장면인데 흰 옷은 좀 그렇지 않나'라는 생각이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2.
김다미는 클론도 아니고, 타임루프에 갇힌 것도 아닙니다.
단순히 우리가 인공지능에 학습을 시켰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인이를 찾는 것이 문제였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선 몇 가지 방해물들이 있었습니다.
노부부의 집에 양아치 강도 2명이 들어가 행패를 부리고 있던 것을 김다미는 막지 못하고
몇 번이고 죽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에 지나쳤던 그리고 아마 수천번 지나쳤을 지수를 엘리베이터에서 구해주는 것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퀘스트였던 것입니다.
지수를 구해줬기 때문에 지수가 할아버지 댁 비밀번호를 눌러줄 수 있었고, 박해수가 들어와 양아치들을 처리할 수 있었던 거죠.
3.
이런 비슷한 퀘스트는 몇 개 더 나옵니다.
매번 지나치던 임산부가 출산을 하게 되고, 본인의 옷을 덮어주며 도왔죠.
출산한 여성이 노래를 불러주자 김다미도 자인이와 했던 얘기들이 떠올랐고,
그 과정에서 핸드폰에 그림을 보내놨다는 것도 생각나게 되죠.
핸드폰을 열어봤을 때 김다미와 헬리콥터를 그린 그림이 수천장이 나왔을 때 약간의 소름이 돋았습니다. 거기다 그림 실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던 것도 포인트였죠.
자인이도 수천번을 반복했으니까 말이죠.
4.
김다미가 박해수에게 말을 걸어 무언가 떠올리게 한 장면 이후도,
김다미 옷의 숫자를 보면 수천번 반복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해본 후에야
겨우 퀘스트를 깰 수 있었던 겁니다.
아마 수백번은 혼자 싸워도 보고, 또 수백번은 박해수와 같이 싸워도 보고 했겠죠.
5.
마지막에 자인이를 만나게 됐을 때도,
할머니가 준비해준 오렌지+설탕 물약은
우리가 RPG게임을 할 때 초반에 받은 아이템을 최종 스테이지에서 써야 하는 것을 연상케 했습니다.
약 2만번 이상의 학습 끝에 문제를 해결한 것이죠.
물론 영화 내에서 설명력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고,
설정이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이 정도의 혹평과 조롱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급하게 한번 써봤습니다.
p.s-
그래서
대홍수라는 설정은,
방대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감성들이 소실되고 있다는 감독의 생각이 반영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