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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해솔 Jun 15. 2024

21. 웹소설 플랫폼 심사 결과와 표지 작업

네이버 시리즈 '매열무' 확정받았습니다.

웹소설 플랫폼 심사를 보기 위해서는 카카오 페이지의 경우 한 화당 5천 자 이상, 25화 분량의 원고가 필요하고 네이버 시리즈는 5화 분량의 원고가 필요하다.


순문학 출판사에 투고할 때의 출간기획서처럼 웹소설 플랫폼 심사 때도 원고와 함께 원고기획서를 네이버나 카카오에 보내야 하는데, 여기에는 제목과 필명이나 주요 인물정보 및 시놉시스줄거리를 넣는다.


주의할 점은 시놉시스와 줄거리를 쓸 때 너무 장황하지 않게 쓰는 것이다.


웹소설 플랫폼 심사를 보는 MD분들은 매일 엄청난 수의 웹소설을 편집하고 심사를 봐야 하는데 내용이 길면 오히려 기획서가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편집자님은 특히 기획서에서 줄거리는 전반부를 소개하고 뒷부분의 흥미를 유발하는 정도로(A4용지 절반 정도) 쓰면 충분하다고 했다.


이렇게 심사를 볼 분량의 원고와 원고 기획서가 완성되었고 플랫폼을 선정할 차례였다.


우선, 내가 속한 웹소설 에이전시에서는 내 작품으로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 페이지와 네이버 시리즈 중 한 곳의 심사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두 곳 중에 어느 곳의 심사를 볼 지에 대해서는 놀랍게도 내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내가 속한 에이전시는 네이버 자회사 에이전시이지만, 카카오 플랫폼 심사를 보고 싶다면 그것도 좋다고 했다.


그렇다면 나는 카카오 페이지 심사 먼저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현시점으로 웹소설 조회수가 가장 잘 나오는 곳이기도 하고, 독자들의 댓글도 네이버 시리즈에 비하면 순서였다. 아무래도 악플이 심심찮게 달리는 웹소설 특성상 순한 독자들이 있는 플랫폼에 연재하는 게 멘탈관리가 더 편할 것 같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카카오든 네이버든 프로모션을 받아내는 것이었다.


일명 '오리지널' 심사라고 부르는데, 카카오 페이지 플랫폼 심사를 봐서 '오리지널'로 통과하게 되면 카카오와 직계약을 맺고 '기다무', '삼다무'와 같은 프로모션을 최대치로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시리즈 플랫폼 심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오리지널'로 통과하면 '매열무'라는 프로모션을 따낼 수 있고.


플랫폼에 프로모션 없이 그냥 맨땅에 헤딩하듯 글을 올리는 것은 홍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오프라인 서점 어디 구석에 박혀버린 책처럼 큰 메리트가 없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 오리지널 심사 과정은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고 해서 심사를 기다리며 묵묵히 회차를 쌓아 올렸다.


하지만 심사를 기다리던 도중, 카카오 페이지의 자회사 에이전시에 속해 있는 웹소설 작가이자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요즘 카카오 페이지의 분위기가 웹소설 기성작가 거나 카카오 자회사 에이전시 소속이 아니라면, 신인작가가 진입하는 문이 많이 좁아져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최근 1년 사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했다.


그래서 사실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하고 있었음에도  카카오 오리지널 심사에서 떨어졌음을 에이전시에서 알려왔다. '사전연재'라는 방법으로 카카오에 글을 쓰다가 오리지널 심사를 다시 노리는 방법도 있었지만, 전환율이 낮아서 그것보다는 네이버 오리지널 심사를 다시 보는 것이 나았다.


솔직히 멘탈이 깨질 수밖에 없었다. 내 글이 카카오 페이지에서 판단하기에는 상품성이 부족하다고 본 것인가 싶어서 에이전시에 이대로 괜찮냐고 물었을 정도로.


이때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정말 감사하게도 에이전시 편집자님께서 자신감을 북돋워주셨기 때문이다. 내 글의 상품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며 카카오의 현재 기조가 예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어서라고 위로를 해주셨다.


그래서 다시 네이버 시리즈오리지널 심사를 한 달간 기다리면서도 꾸준히 원고를 작성할 수 있었고, 결국 카카오 심사 때문에 내가 손해를 본 시간은 없었다. 사를 보든 여행을 가든 강연을 하든  주도 빠짐없이 에이전시와 약속한 분량을 채웠으니까. 불안해하면서도 안해하지 않으려 애를 썼다.


나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함이는지 아니면 에이전시에서는 확신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보통은 오리지널 심사가 확정되어야 일러스트레이터 배정하고 웹소설 표지 작업을 한다.

하지만 에이전시에서는 네이버 시리즈 플랫폼 심사를 보는 도중, 표지 작업 의뢰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벌써부터 느낌이 좋았다. 에이전시에서 일러스트 작업 비용을 디자이너에게 지불한다는 것은 내 작품에 대해 확신이 있다는 뜻이니까.


이미 표지 작업을 진행해 봤던 지인 웹소설 작가에게 표지 관련해서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그 결과 다른 웹소설의 표지나 사진을 최대한 첨부하고 원하는 분위기나 구도, 주인공의 특징을 디테일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서 이런 식이다.


강인한 눈매에 검은 머리의 20대 초반 주인공이 가운데 서서 45도 각도로 몸을 우측으로 틀어 정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채색 하얀 상의와 검은 바지를 입고 있고 손목에는 시계를 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가 상황을 잘 떠올릴 수 있게 비슷한 웹소설 표지나 사진을 특징별로 잘 첨부하는 식이다. 시계의 구체적 특징까지 사진을 첨부해서 넣었다.


그리고 그 결과 6월 초에 표지 시안을 받을 수 있었고 크게 불만이 없을 정도로 한 번만에 초기 작업이 마음에 들어, 수정사항 없이 디테일 작업을 의뢰할 수 있었다.

그리고 6월 10일, 고등학교 강연을 하루 앞둔 날 네이버 시리즈 플랫폼 심사에 '매열무'를 확정받아 '오리지널'로 합격했음을 통보받았다.


데뷔 분량의 2/3 정도 작업을 마친 상황이며 지금 속도대로라면 8월 중순에 있는 결혼식 전에 데뷔 분량을 채울 수 있었다. 데뷔 분량이 완성되면 에이전시에서는 보통 3개월 정도 뒤로 웹소설 작품 론칭(무연시) 일정을 잡는다고 한다.


'무연시'는 유료 웹소설의 초반 부분 무료연재분의 시작 일정을 뜻하며 무연시에서 1등을 하는 작품이 네이버 시리즈 메인에 올라가는 추가 프로모션을 받으므로 웹소설 작품 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네이버 시리즈로 데뷔 플랫폼이 정해졌으니 데뷔 분량까지 다시 최대한 성실하게 원고를 쌓고 이후를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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