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에세이에 이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웹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했을 때까지만 해도 정말 뒤가 없는 상태였다.
에세이 기획 출간 계약이 되어 있었지만 책은 아직 실물로 나오지도 않은 상태였고, 나온다고 해도 전업으로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이 보장되지는 않는 상황이었으니까.
예상대로 책이 나오고 가끔 들어오는 강연 수익을 합해도 회사에 다닐 때와 비교하면 터무니없는 금액이었다.
전업작가로 삶의 방향을 정했을 때 불안한 삶이 이어질 줄은 당연히 예상했지만, 이건 정말 예상을 뛰어넘는 현실 그 자체였다.
더 나은 길이나 빠른 길을 가는 것처럼 보이는 작가와 불안한 마음에 비교를 하고 있다 보면,
마음이 꽉 막힌 것처럼 몸도 꽉 막혀왔다. 어깨와 목이 뭉치고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아려 와서 자다가 깬 적도 수없이 많았다.
그러다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내 앞에 놓인 바닥만 묵묵히 바라볼 때에야 다시 오늘치 걸어야 할 길이 눈에 들어왔다. 매일을 그렇게 버티며 글을 쌓아 올렸다.
웹소설을 네이버 시리즈에 론칭 일정을 잡기 위한 데뷔 분량이 120화, 그리고 이번주에 결국 내가 채운 화수가 100화. 이제 20화만 더 쌓으면 정말 멀게만 보이던 신대륙이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힘들게 건너온 길의 끝에는 과연 내가 원하던 것이 있을까.'
그건 정말 벌어지기 전에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몇 달 전에 어떤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비슷한 말을 했더니 그 지인이 말했다.
"작가님, 성공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웹소설도 시작하셨던 것 아니셨어요?"
"글쎄요. 저는 제 글을 쓸 뿐이고 성공은 독자가 정해주는 거니까 항상 불안하죠."
그리고 이 불안은 내가 데뷔를 하고 나서도, 작품을 몇 개씩이나 내고 나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제 새롭게 익혀나가야 할 것은, 내가 선택한 작가라는 길은 '불안'이라는 감정과 친해져야만 하는 것이니 그에 익숙해지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 불안 속에서도 자아를 유지하고 나의 중심을 잡아나가는 수련이 필요하고.
괜찮은 척, 자신만만한 척 스스로를 속이지 말고 오늘도 겸손하게 초심으로 글을 써나가다 보면 결국 불안함이라는 터널의 끝에 닿아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