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수학 공식처럼 정형화할 수는 없습니다. 글감이나 주제에 따라 글의 구조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습니다. 같은 글감을 가지고도 사람들은 각자 다른 형태로 글을 구성할 겁니다. 그 만큼 사안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글쓰기 입니다. 그럼에도 자기소개서를 규격화한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부터 시작할지 모르겠어요.
사례는 머릿속에 떠도는데 도대체 어떻게 정리해서 써야할지를 모르겠어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자기소개서 항목에서 질문하는 사례는 머리속에서 파편처럼 돌아다니는데, 이걸 어떤 방식으로 정리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글을 어떤 방식으로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첫발을 떼야 글이 어떤 식으로든 전개가 될텐데, 첫 문장이 안나오니 껌뻑이는 커서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 개발한 글쓰기 TOOL이 브레드(B-R-E-D) 구성도입니다.
보시다시피 B-R-E-D 각각의 항목에 따라 한줄씩 적어보면 됩니다. 전체 글을 완성하는 일은 어렵지만, 각각의 한줄 정리는 어렵지 않습니다.
각 항목별로 한줄 정리가 완성되면 살을 붙이고, 순서를 배열하면 한편의 자기소개서가 완성됩니다.
저는 흩어진 생각들을 이 구성도 안으로 구겨 넣으라고 말합니다.
그럼 B-R-E-D(브레드) 구성도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역량을 표현할 때 사안을 바라보는 나만의 독창적 시각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이를 ‘Big Picture(큰 그림, 이하 BP)’라고 부릅니다. BP는 문제를 바라보는 생각일 수도 있고, 해당 역량이 발현되는 원리일 수도 있습니다. 해당 역량을 본인만의 생각으로 정의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BP를 적절히 그려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하는 사람이 공감할 만한 BP를 만들어 냅니다. 깊이 사고하고 고민하는 습관이 통찰력 있는 BP를 만드는 힘입니다. 만약 이전에 그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면,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본인의 역량을 표현해내는 BP를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BP를 어떻게 그려내는 가에 따라 글의 독창성이 결정됩니다.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를 하거나, 상식적으로 당연한 이야기는 배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역량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거나, 사람들이 보지 못했던 부분을 나만의 시각으로 포착했을 때 매력적인 BP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Bad : 인사성은 사회생활의 기본입니다.(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BP)
Good : 인사는 관계의 시작입니다. (나만의 독창적인 BP)
좋은 BP는 단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본질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깊이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민한 시간은 헛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작성된 자기소개서는 면접장에서 관련 질문이 나와도 크게 흔들림이 없습니다. 해당 이슈에 대한 본인의 뚜렷한 입장이 정리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파생된 질문에도 본질을 근거로 답변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됩니다.
BP에 대한 근거를 정리합니다. BP를 왜 그렇게 그렸는지에 대해서 정리할 수도 있고, 왜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BP는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R(근거)는 납득할만한 논리를 가져야 하기에 한 문장으로 부족합니다. 좋은 글은 근거가 풍부하고 논리적입니다. 대부분의 자기소개서가 글자수 제약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풀어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최대한 BP를 납득할 수 있도록 근거를 잘 설명해 내야 합니다.
BP와 R의 뼈대가 탄탄하면 좋은 자기소개서가 나올 수 있는 기반이 반쯤 마련 되었습니다. BP가 초라하면 글이 진부하고 메시지가 주는 힘이 약합니다. R이 빈약하면 BP가 허황되어 보이고 논리적으로 허술한 글이 됩니다. 결국 BP와 R은 한 세트로 움직이며 서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통찰력 있는 BP를 만들고 R을 통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세요.
사례가 없는 자기소개서는 공허합니다. 아무리 미사여구로 포장하고, 좋은 말로 다듬어도 사례가 없으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내 역량을 드러내기에 딱 좋은 사례, 누가 봐도 대단해 보이는 사례가 있으면 글이 편하게 나올 겁니다. 사례 자체로 빛이 나는 자기소개서도 분명히 있습니다. 눈에 띄는 수상경력이나 숫자로 표현되는 뚜렷한 성과들을 가진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상황 묘사만으로도 역량이 그대로 노출됩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있지도 않은 거창한 에피소드를 찾으려 노력하기보다 일상의 사례를 해석하는데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해석’이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해석을 하는 도구가 바로 BP입니다. 같은 사례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생각해보면 그냥 ‘사실’자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보거나 경험한 ‘사실’이라는 것도 결국은 내 생각을 통해 해석된 ‘사실’일 뿐입니다. 더 좋은 사례를 찾으려 노력하기 보다 그 해석에 집중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내가 그려 놓은 BP에 따라 상황을 바라보고 ‘의미’를 부여해 보세요. 평범한 에피소드를 비범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Duty fitness는 직무 적합성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일은 결국 본인이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과정입니다. 내가 가진 역량이 이 직무에서 어떻게 긍정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지를 표현해야 합니다. 직무와 역량의 매칭도를 높혀야 합니다. 우리가 앞에서 BP를 그리고 그 이유를 밝히고, 내 실제 경험을 이야기한 이유는 모두 내 역량을 표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제 이렇게 내 경험까지 녹여서 증명한 내 역량이 직무에서 어떻게 빛을 발할지 연결해줘야 합니다. BP를 활용한 직무에서의 다짐이 될 수도 있고, 논리적 맥락에 따른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글자수 제약 때문에 연결이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자기소개서의 논리적 완결을 위해 직무 매칭과의 연결로 마무리 지어주시면 완성도가 올라갑니다.
글의 분량은 구성도에 명시를 해두었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보통 사례를 기술하다보면 내용이 너무 길어져 전체의 내용을 뒤덮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사례 작성 시 배경이나 과정을 너무 생략해 사례 자체가 잘 이해되지 않거나, 내용의 비약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시시콜콜한 모든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엮어 지루한 느낌을 주는 글들도 빈번합니다. 기본적인 설명은 필요합니다만, 사례는 최대한 압축적이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간결하게 쓰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쓰지 말라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안됩니다.) 그렇게 아낀 공간을 BP(큰 그림)와 D(직무적합도)를 적절히 표현하는데 나누어 쓰셔야 합니다.
글의 순서는 B→R→E→D와 E→B→R→D의 두가지가 일반적입니다.
①B→R→E→D : 역량의 큰 그림(BP)을 그리고, 이유(R)로 납득시키고, 경험(E)으로 증명해, 직무와 매칭(D)하는 방식입니다.
본인의 장단점, 창의적 인재임을 증명하라는 문제처럼 역량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에 주로 적용
②E→B→R→D : 본인 경험(E)을 서술하고, 이 예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역량의 포인트를 큰 그림(BP)으로 그려내고, 이유(R)로 납득시켜 직무와 연결(D)짓는 방식입니다.
자기소개서 질문에서 특정 상황 및 특정 경험(성장경험 등)을 명시적으로 질문하는 경우에 적용
■성장과정 기술(신한은행 기출)
▷이 사례는 실제 작성 시 E→B→R→D 형태로 구성해서 작성
E
루틴하고 관습적으로 해왔던 일을 개선한 사소한 경험
(아르바이트, 집안 일, 동선을 개선한 경험 등)
D
내 업무의 비효율을 고민하겠다.
일상의 비효율부터 의심하고 개선하며 일하겠다.
셀 병합
행 분할
열 분할
너비 맞춤
삭제
■본인이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인재임을 기술(신한은행 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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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행 선택0행 다음에 행 추가
1행 선택1행 다음에 행 추가
2행 선택2행 다음에 행 추가
3행 선택3행 다음에 행 추가
셀 전체 선택
열 너비 조절
행 높이 조절
B
창의성은 지식수준과 비례한다.
R
창의적 생각은 결국 업무에 다양한 옵션을 가지는 것.
유연함은 지식을 갖춘 베테랑의 영역이다.
E
아르바이트 하며 업무 지식을 통해 융통성을 발휘한 경험.
D
씨줄과 날줄처럼 엮인 규정과 상품지식을 꾸준히 공부해
고객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직원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