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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한재우 Sep 06. 2020

4회. 설탕 알갱이 하나의 비밀

출간 전 연재 [태도 수업]

심리학자 로버트 마우어가 어떤 영국 여성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홍차의 나라인 영국은 차 문화가 매우 발달해서 사람들이 하루에 마시는 차가 평균 일곱 잔에 이른다. 어린 시절부터 차 한 잔에 설탕을 네 스푼이나 넣어 마시는 습관이 있던 이 여성은 열세 살 때 설탕이 몸에 나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의지력을 발휘해 설탕을 덜 먹기 시작했고, 겨우겨우 세 스푼을 줄였지만 마지막 설탕 한 스푼은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의지가 설탕 한 스푼을 과감히 없앨 만큼 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그녀는 훨씬 느린 길을 찾았다. 설탕 한 스푼을 뜬 다음에 거기서 알갱이 하나를 덜어내고 차에 넣었던 것이다. 단지 설탕 알갱이 하나였다. 하지만 알갱이 하나를 줄이는 데 성공한 그녀는 다음 날에는 설탕 알갱이 두 개를 덜어낸 다음 차를 마셨다. 그리고 그다음 날은 세 개, 다음 날은 네 개.

이렇게 매일매일 아주 조금씩 변화를 시도한 그녀는 티스푼 하나 분량의 설탕을 완전히 비우는 데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마우어에게 이 경험담을 들려줄 때 그녀의 나이는 마흔다섯 살. 어린 시절 설탕을 끊은 뒤로 그녀는 여전히 설탕 없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매일 넣어오던 설탕 한 스푼을 줄이는 것처럼 갑작스럽고 커다란 변화를 목표로 할 때는 2층 변연계에서 알람을 울려 두려움에 사로잡히기 쉽다. 그 결과 이성적인 판단이 작동하지 않고 변화를 추진할 동력 자체가 사라진다.

반면 설탕 알갱이 하나를 줄이는 것처럼 아주 작은 변화를 목표로 한다면? 두뇌는 이를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설탕 알갱이 하나 줄이는 게 뭐 어때?’ ‘이 정도는 익숙한 현재와 별로 다르지 않은걸?’ 2층 변연계가 알람을 울리지 않으니 3층 대뇌피질의 기능이 온전히 발휘된다. 두뇌는 설탕 알갱이 한 개를 줄여낸 성공을 기억하고, 성공 경험이 쌓여 추진력이 커진다. 매일 빠짐없이 설탕 한 알갱이씩을 줄여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설탕 줄이기는 일종의 습관이 된다. 이 단계에 도달한 다음에는 설탕을 줄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해진다.

무엇이든 알갱이 하나로 시작할 수 있다

성공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요령은 작은 변화를 거듭하는 것이다. 이 요령은 두뇌의 저항을 피하면서 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이기에 매우 강력하다. 변화하고 싶다면 그 변화를 아주 작게 쪼개는 것에서 시작해보라. 가계 형편이 어려워져 소비를 줄여야 한다면, 마트에서 계산대에 이르기 전에 쇼핑 카트의 물건 가운데서 딱 한 개를 뺀다. 취업의 문을 넓히거나 자기계발을 위해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면, 하루에 딱 한 단어만 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목표로 하다보면
이성적인 판단이 작동하지 않고
변화를 추진할 동력을 잃기 쉽다

두 사람에게 담배를 권했을 때 돌아온 답이 각각 다음과 같았다고 하자. 둘 중에 누가 앞으로도 담배를 태우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겠는가.

“저는 담배를 끊었습니다.”

“저는 비흡연자 입니다.”

답은 후자다. 전자는 행동 차원의 답인 반면 후자는 정체성 차원의 답이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나는 어떤 사람’이라는 믿음이다.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깊어지면 정체성이 된다.

어떤 행동이 정체성으로 깊어지면 더 이상의 동기 부여가 필요치 않다. 두뇌의 저항 역시 최소화된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나라는 사람에 맞는 행동을 할 뿐이다.

위기에 필요한 것은 ‘변화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다. 변화하는 사람은 위기를 빠르게 감지하고,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며, 그에 맞춰 빠르게 적응한다. 그들의 두뇌는 변화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음, 뭔가 또 새로운 것을 하는군. 늘 그래왔듯.’

위기에 필요한 것은 '변화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다

매일 글을 쓰다보면 작가가 되고, 매일 사업을 하다 보면 사업가가 되듯이, 매일 아주 작은 변화를 시도하고 경험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변화하는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당신의 삶에서 바꾸어야 할 설탕 알갱이는 무엇인가. 오늘 당장 알갱이 하나를 줄이는 것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태도 수업 도서 정보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57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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