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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가을 Oct 05. 2021

‘스트레스 받지 않기’ 그건 어떻게 하는 거죠

INTJ는 오늘도 스트레스 +1을 획득했습니다

‘면역력 높이기’를 검색하면 무조건 나오는 네 가지.

1. 잘 먹고, 2. 잘 자고, 3. 꾸준히 운동하고, 4. 스트레스받지 않기. 그중 가장 어려운 건 단연 4번 ‘스트레스 받지 않기’다.


우선 내 소개부터 하자면 참 쓸데없는 걱정과 후회가 많은 INTJ다. 거기에 뭐하나 한다 치면 계획을 ‘완벽히’ 세워놔야 마음이 편해진다. 일단 계획을 완벽하게 세우는 것부터가 잘못된 걸 안다. 하지만 플랜을 세울 때 엔도르핀이 샘솟는 INTJ는 행복 회로를 돌리며 열심히 할 일 리스트를 작성한다. 휴일 이틀간 할 일이 10개가 생겼고, 이걸 어찌어찌 다 끝내야 본전인 것이다. 만약 하나라도 못 끝낸다면? 그때부터 스트레스 도돌이표가 작동한다. ‘난 왜 이렇게 게으르지’. ‘항상 이런 식이야. 계획을 제대로 지킨 적이 손에 꼽혀.’ 등등 내 살 파먹기 잘하는 스타일이다. 아무리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더라도 거슬리는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누구보다 땅을 잘 팔 수 있다.


거기다 기억력까지 좋아서 과거에 내가 했던 행동들과 말, 그때의 날씨, 분위기, 소리 모든 것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생생한 기억은 유치원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친구들은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하고 있냐며 놀랄 때가 많다. 그래서 누구보다 좋았던 순간들도 잘 기억하지만 그만큼 후회하거나 화났던 순간들을 쉬이 놓지 못하고 손에 쥐고 있는 것 같다.


매일 밤이면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내가 당신에게 무심하진 않았을까. 내가 생각 없이 툭 내뱉었던 말에 상처 받진 않았을까. 혹여라도 내가 했던 미운 생각들이 당신 곁을 맴돌진 않을까. 소중한 사람들이 늘 그 자리에 건강히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누구보다 간절해서 가끔은, 아니 늘 불안하다. 주변인의 행복과 건강을 항상 염려하며 산다. 덕분에 나는 늘 과거의 스트레스, 현재의 스트레스, 미래를 생각하며 얻는 스트레스까지 고루 포용하고 있다. 쉴 때도 늘 무언가를 고민하고 후회하고, 상상한다.


그렇다고 나를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히스테리 부리는 사람으로 상상하면 곤란하다.

나에게는 나름 수년간 터득해 온 스트레스 관리법이 있다.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것 자체는 막지 못하지만 스트레스를 유연하게 흩뜨려준다.


1) 나와 다른 유형의 친구들 만나기

2) 긍정적인 영화/드라마/책 보기

3) 노래 들으며 걷기(최소 3km)

4) 명상

5) 요가(홈트)


지금 내가 느끼는 딱딱하고 딥한 것들과 다른 색과 질감의 것들을 만나면 이내 내 감정도 뽀얘진다. 내 생각의 재질을 보다 유연하게 만들어 주고, 내가 가진 스트레스가 티끌만큼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중 효과가 가장 빠르고 확실한 건 단연 1번이다. 그래서 내 주위에는 밝고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그들은 힘든 일이 일어나도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난다. 열심히 고민하고 결정한 선택에 후회가 없고, 지금 현재에 충실한다. 열심히 그리고 환하게 살아가는 친구가 있어 참 감사하다.


그리고 혼자 있고 싶은 상황이라면, 3+4번 세트를 순서대로 진행한다. 게*린 만큼이나 묵직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3km 이상 빠른 보폭으로(평균 시속 1km) 걷다 보면 몸에 열이 오르고 땀이 난다. 엔도르핀이 샘솟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집으로 와 샤워하고 개운한 상태로 누워 명상을 한다. 모든 명상의 중심 주제와 결론은 ‘현재’와 ‘감사함’으로 통한다. 이 두 가지만 진행해도 그 순간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


짧더라도 더 자주, 많이 행복하기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단기간의 효과만 보증한다. 다시 다음날 혹은  시간만 지나도 새롭게 생성되는 스트레스에 숨이  막힌 적도 있다. 하지만 생각도 기분도 모두 습관이란 말에 동의한다. 짧더라도 행복해지는 시간을  많이, 자주 가지면 스트레스가 쉬이 끼어들지 못하지 않을까? 마지막에 웃는 사람보다  많이 웃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고 했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자주 행복하자!


사건을 해석하지 말자(감정에 탐닉하지 말자)

어떤 사건이 생기면 나는 그 원인을 분석하고 결과를 해석한다. 인과관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과한 것도 문제다. 분석이 과해지면 집착 수준으로 내 감정이 개입되고 억측이 시작된다. ‘나’여서 이 일이 일어난 거 아닐까, 내가 이때 이렇게 안 했다면 이 일이 안 생기지 않았을까 등등. 일어난 일은 그냥 일어난 일이다. 지하철이 오고, 바람이 불고, 해가 뜨고 지는 것과 같은 사건일 뿐이다. 내 감정과 엮어 판단하지 말자.


단순하게 생각하자

세상은 이미 복잡하다. 그만 복잡하자. 생각이 과하면 늙는 것 말고는 빨리 해결되는 것도 없다.(진짜 어린아이 같은 면을 가진 주변인들이 공통적으로 동안이다. 신기해.) 좀 더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게 내 심신 건강에 좋다. 진심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실컷 슬퍼하고, 다시 기대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현실의 것들을 100% 느낄 수 있다.


앞으로의 행복해지기 훈련을 통해 스트레스 없는 심신 건강한 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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