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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즈맨 Jun 09. 2024

뇌출혈 물리치료사가 알려주는 실전 재활운동 BEST 3

걷기 보단 근력운동에 포커스를 맞춰야 해


요즘 질문이 자주 들어온다. 주로 본인 가족 중에 뇌출혈로 고생하시는 분이 있는데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같은 질문을 한다. 혹시 걷기 운동 외에 다른 운동은 하시냐고.


그러면 10에 아홉은 걷기 외에는 병원에서만 하는 재활운동만 한다고 답변한다. 그러지 않은 분도 계시겠지만 대부분은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과거 뇌출혈 환자였던 '내'가 자주 했던 실전 운동법 몇 가지를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실생활에서 운동 적용해, 소파 스쿼트


중요한 것은 천천히 앉는 것이다


뇌출혈이 왔을 때 제일 힘든 건 역시 걷기였다. 자유자재로 보폭을 조종하기도 힘들었고, 특히 휘젓는 듯한 걸음 때문에 균형이나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았다. 덕분에 절뚝거리면서 걸어야만 했는데 여기서 단순히 걷기만 한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중간에 다리에 힘이 훅 빠지는 경우도 있어, 넘어질뻔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매 순간이 도전이었고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하체에 힘을 키우면 어떨까 싶어, 그때부터 할 수 있는 하체운동을 모두 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1단계부터 5단계 까지 운동을 분류했는데, 가장 기초는 의자 혹은 소파에 앉았다 서는 것이다. '에게 이게 운동이 돼?' 싶겠지만 해보셔라. 딱 20번만 해도 땀이 맺히기 시작할 테니까.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몸을 곧게 세우고, 발바닥에 힘을 주며 땅을 박차며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앉을 때도 확 앉는 게 아니라, 천천히 지긋이 다리에 힘을 느껴가면서 앉아야 한다. 만약 여기까지 힘들다면 의자, 소파에 앉았다가 서는 것도 괜찮다. 몇 세트 반복 이런 거 없다. 그냥 생각날 때 수시로 하시면 되겠다. 예상컨대 1달만 꾸준히 해도 gait(걸음)이 훨씬 괜찮아질 거다.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만 활용해도 재활은 뚝딱


방향은 옆으로 서서 해도 되고, 앞을 봐도 무관하다


상체 운동은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걷기 운동과 더불어 함께하기 딱 좋은 곳이 있어 추천해 본다. 바로 공원에 있는 공공 운동기구다. 진짜 개인적으로 봤을 때 여기만큼 효율적인 운동 핫 플레이스는 없다고 본다. 특히 상체의 가동범위를 증가시키기에는 완전 안성맞춤이다.


첫 번째로 볼 것은 도르래. 의자가 있다면 자리에 앉아서 하시면 되고, 없다면 서서 하셔도 상관없다. 그 후에는 양 손잡이를 잡고 위아래로 번갈아가며 당기시면 된다. 단순히 빠르게 휙휙 하는 게 아니다. 손 -> 팔 -> 어깨 -> 날개뼈까지 천천히 느끼면서 움직이셔야 한다.


*도르래 운동은 찍어볼려고 했는데, 줄을 서야 쓸 수 있을 정도라 촬영을 포기했다.


추가로 언급하자면 힘이 더 우세한 쪽의 손은 힘을 더 주고, 뇌출혈 때문에 힘이 떨어진 부위의 손은 당겨진 것을 내리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서 하면 더 효율적이다. 난 이 운동을 6~7개월은 했다. 두 번째는 팔 돌리기 기구.


굳은 어깨를 풀기 정말 좋다. 좁은 가동범위를 넓히는 데는 이만한 기구는 없다고 본다. 다만 처음 하시게 되면 생각처럼 그렇게 자유자재로 움직이긴 힘드실 거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살짝만 더 간다고 생각하고 그 부위에서 계속 반복하시면 되겠다. 다만 통증이 느껴진다면 느껴지지 않는 범위까지만 하는 것 잊지 말도록 하자.




병뚜껑 닫고 돌리기, 미세근육 운동에 최고야


다리 사이에 끼워 내전근 강화도 도모하자


세 번째는 미세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이다. 바로 병뚜껑 닫고 돌리기. 이건 내가 직접 효용성을 봤기 때문에 나중에 내가 물리치료사가 되어서도 환자분들께 많이 시켰었다. 생각보다 손의 미세한 작업을 많이 요하기 때문에 협응성을 키우기에도 딱이었다.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병뚜껑을 닫고 여는 것은 쉽지가 않다. 좌절하기 마련인데, 그럴 때는 단계를 나누거나 하나씩 분류하면서 동작을 시행하시면 되겠다. 안된다고 우는 분도 가끔 계셨는데, 토닥여드리고 단계별로 교육해 드리니 모두 성공할 정도였으니 포기만 하지 않으시면 되겠다.


주의할 점은 잘 안된다고 어깨를 과도하게 들거나 과긴장은 금물이다. 오히려 어깨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그 부분은 염두에 두시고 차분하게 하시길 권장한다. 마찬가지로 건측(건강한 쪽)은 병을 잡고, 환측(근력 떨어지는 곳)으로 병뚜껑을 열고 닫고 하는 것이니 그 점도 꼭 염두에 두시길 바란다.


그 외에도 실생활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많다. 사실 어떻게 보면 지금 할 수 없는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재활이기 때문에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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