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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지 Jun 16. 2022

내가 외국에서도 이단의 타깃이 될 상인가?

독일 자유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요일. 11시에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갔다. 생리 둘째 날이 내겐 제일 힘든 날인데 하필 / 감사하게도 오늘이 그날이었다. 예배 후에 도서관에 가려고 집에서 노트북, 유부초밥,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집에서 싸왔는데, 도서관은 무슨... 몸 상태를 보니 집에 빨리 돌아가서 편하게 먹고 좀 쉬어야겠다는 결정을 했다.


광고가 끝나고 배낭을 들뤄매는데 누군가 매우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서로 이름만 간단하게 소개했었던 한번 봤던 중국 여성이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조급해 보였다. "너 후에 약속 있어?, 없으면 나랑 커피 마시러 갈래?"라고 물었다. 예배실 밖에 라운지가 있어서 잠깐 얘기한다고 해서 생리통으로 인해 쓰러지진 않을 것 같아서 동의를 표하고 함께 나갔다. 뭐 마시고 싶냐고 물어보니 그녀는 난감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교회 라운지를 얘기한 게 아니었던 거다. 아예 둘이 밖으로 나가지 않겠냐고 물어봤다. 카페 가지고. 성향 상 거절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나는, 생리만 아니었으면 쫄래쫄래 따라갔을 거다. 하지만 몸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아서 라운지에서 얘기할 것을 권했고 그녀도 동의했다.


한창 그녀와 서로 호구조사 중이던 때에 목사랑 눈이 마주쳤고 잠깐 와보라며 날 불렀다. 그녀를 "achten"하라기에 나는  목사가 저 사람을 '잘 챙기라'는 줄 알았다. 근데 듣다 보니 '조심하고 주의하라.'라는 뜻으로 단어를 쓴 거였다. 왜 그래야 하냐고 물어보니, 저 여성이 항상 같이 오는 남성이 있는데 그가 본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이메일을 읽어보니 그는 본인의 교회와 협동할 것을 제안했는데, 목사가 일단 그 교회에 대해 구글링을 해보니, 2년 전 독일의 가톨릭, 복음주의 교회가 그 교회를 정식으로 고소했고, 그 교회는 독일 법정에서 이단으로 인정되어 패소했던 정보가 좌르륵 나왔다고 한다. 목사는 그의 제안을 이미 정중히 거절했다고 내게 얘기했다.

하지만 목사는 그녀와 너는 같은 아시아 백그라운드를 가졌기에 분명 우리가 대신할 수 없는 부분을 그녀가 채워줄 수 있고, 네가 그런 것 때문에 그녀를 따로 만나는 것은 너에게 결정권이 있으며, 그걸 다 떠나서도 독일은 본인의 선택에 대한 자유가 있기 때문에 나는 그녀를 만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으나, 단지 너에게 알려주려 불렀다고 이야기했다.


난 교회에서는 홀로 아시아인이지만 이미 믿을 만한 한국사람들이 주위에 있고, 한국에서 이미 친한 친구를 이단으로 인해 잃었다고. 충분히 힘든 시간이었고, 더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거절을 표했다. 그녀를 사귀지 않을 거라고.


회의와 의심, 비관으로 가득한 내가 믿음에서만 특별히 긍정적인 자아가 발달 할리 없다. 이런 기질 탓에 제일 크게 걸려 넘어지는 돌부리는 아무래도 당신은 내가 다 다치고 아파한 후에만 날 위로한다는 것, 나를 앞서서 보호하진 않으므로 모든 위험한 상황에 나 자신만 나를 지킬 수 있다는 고독감이겠다. 오늘 설교시간엔 J가 힘든 상황에서도 무한 긍정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간증을 나눴고, 나는 그녀의 꽃밭이 부럽기만 했다.

하지만 탁 트이고 지켜보는 눈이 많은 장소에 있었던 것, 몸이 아파서 평소와 달리 기꺼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 우연이 아닌 그분의 보호하심이었다고 생각하련다. 무형의 존재가 어떠한 능력이 있나 싶고, 자유의지를 인정해 내가 나의 결과를 책임지게 이 세상을 만든 이가 나를 어째서 보호하나 회의가 드는 나의 믿음이지만, 우연이었다고 하기엔 가끔 이렇게 (경험적으로) 턱 하고 걸리는 순간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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