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네바 Jun 22. 2023

20대 후반에 떠나는 캐나다 워홀

성공한 워홀이 될 수 있을까


꽤나 긴 시간 동안 항상 바라왔던 워홀을 드디어 떠나게 되었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 나의 운을 시험해 본다는 명목하게 넣어본 캐나다 워홀에 합격을 하게 되면서 그토록 원했던 해외살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언제부터였을까? 첫 해외여행 이후부터였을까? 어느 순간부터 나는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하지만 학교를 다녀야 했고, 돈이 부족했고, 시간이 없었고, 그리고 코로나가 시작되었다.

여러 가지 이후로 매 번 무산되었던 해외살이로 인해 마음을 다잡고 한국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지만 여전히 해외에 대한 로망이 사라지지 않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한국을 떠나고 싶다, 해외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고 결국에는 이렇게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



하지만 막상 출국을 준비하니 기대를 넘어 두려움이 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돌아갈 곳이 있었던 20대 중반의 나와는 달리 현재 20대 후반의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 캐나다에서 워홀을 실패하고 일찍 귀국을 해도, 워홀을 성공하고 1년을 잘 채우고 돌아가도, 캐나다에 남게 되어도, 넘어야 될 산이 너무나도 많았다.

만일 캐나다에 갔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전보다도 못한 삶을 살면 어떡하지, 남게 되더라도 한국에 남았을 때보다 최악의 상황을 겪으면 어떡하지,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불안함, 초조함만이 가득해졌다.


워홀을 가지 않으면 모든 고민이 해결될 텐데, 가지 않겠다는 선택만은 하지 않았다. 가지 않으면 가지 않은 대로 평생을 후회할 테니 이러나저러나 어차피 후회될 일, 가보고 후회하자라는 결정을 내렸고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어찌 되었건 내가 인생에서 제일 바라왔던 일이니까. 어떤 경험이든 마냥 나쁘기만 한 경험은 없으니까. 결과가 어떻게 되든 우선 경험해 보자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다.





그렇게 캐나다에 가기 직전까지 고민의 연속이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자리를 잡기 위해 계속해서 진로 고민을 하고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기 위해 공부를 했다. 하지만 캐나다로 떠나기 직전까지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캐나다에 온다는 이유로 한 번에 진로가 결정되었으면 나는 훨씬 오래전에 이에 대한 고민을 끝내고 이미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제일 큰 고민을 끝내지 못한 채 출국 준비를 이어가게 되었다.


출국 준비 역시 쉽지 않았다. 온라인에는 너무나도 많은 정보가 있지만 나의 상황과 100% 일치하는 정보는 없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철저하게 준비하기 위해 하루종일 검색하고, 질문하고, 찾고,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밤이 되면 항상 엄청난 정보량에 지쳐서 현실을 피하고자 억지로 잠에 드는 순간이 반복되었다.

해외여행과 해외살이는 완전히 다른 것임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깨달았다. 여행 준비는 모든 순간이 즐겁고 설레었는데 살기 위한 준비는 처절하면서도 고통스러웠다.





캐나다에 출국하는 순간까지도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완벽하게 준비는 되었는지, 캐나다에 가서 문제는 없을지, 캐나다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남야 될지, 가족이 보고 싶으면 어떡하지 그리고 인생이 망하면 어떡하지.  '한국인은 한국이 최고다', '나이도 많은 데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어떡하려고 그러냐' 이런 말을 끊이지 않고 들으면 누구라도 걱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두려움이 가득하지만 그러면서도 약간의 기대감은 생겼다. 이 워홀이 성공을 할지 실패를 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지만 어떤 결과이든 살아봤다는 경험이 나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건 확신할 수 있다. 그래서 이왕 살게 된 거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볼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