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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만 생각한 글도 씁니다.

by 정효진

일개 소시민인 나는 매일 생활에 치인다. 좋게 돌려 말했다. 돈에 좌지우지되는 삶이다. 일본생활은 녹록지 않다. 물가는 한국보다 낮다지만 높은 세금과 주거비용은 쥐꼬리만 한 월급을 햄스터꼬리로 보이게 만든다. 여기에 아이들 학비까지 추가하면(작은 국제학교에 다닌다.) 월급은 들어오는 즉시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책 제목이 쓸모가 많다.)


신세한탄을 한 이유는 글쓰기도 돈벌이가 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전부가 될 수는 없다. 글 쓰는 시간자체는 까만 내 영혼이 하얗게 세탁되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협을 했다. 일주일에 하루는 온전히 돈 버는 글을 써보자. 그렇다면 나에게 쓰면 돈이 되는 글이 있단 말인가? 나도 모른다. 그래서 목요일은 나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글을 생각하고 궁리하는 날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조회수가 잘 나오는 글, 사람들의 관심을 180도로 휙휙 돌릴 수 있는 글을 쓰는 날이다.


낡아 삐그덕거리는 머리를 열심히 굴려 썼지만 조회수가 10에 수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생각하고 쓰지 않으면 그런 글이 나올 확률은 0에 수렴한다. 그리하여, 목요일의 나는 사파리의 푸르른 초원이 아니다. 목요일의 나는 사파리의 꽃사슴이 아니다. 목요일의 나는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한 마리의 하이에나이다. 조회수가 나올만한 글감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흑표범이 된다.


쓰고 보니 오늘의 글은 영 조회수랑 상관없는 글이 돼버렸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먹잇감을 찾아다녀야겠다. 부디 싱싱한 꽃사슴이 걸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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