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 2주 차이다. 원래 사람이 그런 것이다. 첫 1주 차는 군기가 바싹 들어 한 모금의 라면에도 초조해하다가 2주 차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넘기는 세 젓가락의 면발에 희열을 느낀다. 구멍이 많았음을 자백한다. 그럼에도 도전을 지속하는 자연식은 아직 꽤 많은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첫째, 의식하며 먹게 되었다. 생각 없이 과자 한 조각을 먹지 않는다. 먹을지 말지 한 번은 고민한다. 콜라를 마실 때에도 최소한으로 마시려 노력한다. 오늘 마셨다면 내일은 더 안 마시려 한다. 그리하여 생각 없이 먹고 마셨던 인스턴트의 섭취가 꽤나 줄었다. 그리고 마트에서는 채소코너에 꼭 간다. 당근, 바나나, 양배추, 사과, 각종 채소들을 하나씩은 무조건 집어온다.
그동안 생각 없이 먹고 마시던 것이 얼마나 쌓였는지 깨닫는 요즘이다.
둘째, 나에게 맞는 용량이 있구나.
목요일에는 지인들과의 만남으로 커피 두 잔을 즐겁게 마셨다. 그날은 괜찮았다. 하지만 다음날 커피단식을 한 내 몸은 다시 예전의 병든 닭이 되었다. 하루종일 졸리고 하품하고 졸고...
이때 깨달았다. 내 커피용량은 하루 한잔이구나... 다음날 후폭풍을 겪으며 나는 앞으로 커피는 한잔으로 끝내리라 다짐했다. 이 역시 도전으로 알게 된 나의 몸컨디션이다.
셋째, 자연식보다 탄수화물 줄이기!
자연식을 하면서 또 하나의 도전이 생겼다. 가공품을 안 먹으려 하니 나도 모르게 밥을 엄청 먹고 있었다. 샐러드를 먹으면 허기짐에 나도 모르게 밥을 폭식한다. 된장찌개를 먹는다며... 김치찌개를 먹는다며...미역국을 먹는다며...
탄수화물 폭탄은 또 하나의 병든 닭을 생산한다. 탄수화물 절제가 시급하다.
넷째,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콜라, 라면, 과자.. 등을 맛있게 먹을 것이다. 단호한 절제는 부작용을 낳는다. 틈틈이 보상물을 나에게 주어 그리움을 없애준다. 그렇게 서서히 작별인사를 고하리라. 그리고 어느 날엔 자연스럽게 자연식을 먹는 나를 마주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