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준 May 06. 2023

성격이 변한 것일까? 섞인 것일까?

가면의 일체화?

나이가 충분히 들었을 때쯤 이제 성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다.

다사다난 한 경험들이 기반이 되어 공고한 성을 구축했으니 말이다.

 

남들에게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나 자신은 한결같기를 바랐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에는 최적화된 성격이라 믿었으니...


무뚝뚝하고 차가웠다.

아주 현실적이고 냉철했다.

인간관계에서 상처는 받지 않았다.

어떤 문제든 나름 완벽하게 해결했다.

사람들은 나를 차갑고 무섭게 인식했다.

(저 사람은 자비가 없대...라는 소문까지)   


물론 정반대의 면은 숨겨져 있었다.

드러내지 않을 뿐.

"랍스터의 딱딱한 껍질 내의 부드러운 속살처럼

나를 드러내면 먹잇감이 되지 않을까?"

매번 MBTI를 해보면 '엄격한 관리자(ESTJ)'가 나왔다.  




2년 전 출간을 하면서 필명을 쓰기 시작했다.

필명을 쓰면서 처음 알게 된 사람들에게는 '원래의 나'로 소통을 했다.

즉, 본명과 필명의 삶은 철저히 분리되었고

지킬과 하이드 같은 모습으로 살았다.   


필명으로서는 나를 솔직히 드러냈고

강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을 상담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두 가지 모습으로 2년간 살아오다 보니 그 경계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 것 같다.


최근에 테스트를 다시 해보니 '선의의 옹호자(INFJ)'가 나왔다.

매우 놀라웠다.

이건 성향이 변한 것일까? 2가지의 페르소나가 섞인 것일까?

이제는 양쪽 모두의 성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학문에서 쓰는 통섭이라는 것을 성향에서도 이룬 것일까?

통섭은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는 뜻으로 소위 문과와 이과를 통합하자는 개념으로 썼던 것처럼...  

이제는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과거에 쓴 글들과 지금 쓰는 글의 색깔이 약간 달라진 것도 같다.



분명 나의 변화에서 '글쓰기'는 한몫을 했다.

그러던 중 강성화 작가님에게 공저 제안을 받게 되었다.


글쓰기가 내 삶에 미친 변화에 대한 글이었고, 사람들에게 왜 글을 써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책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고 하셨다.


정말 좋은 제안이라 고민도 없이 승낙을 했다.

그러다 보니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쓰게 되는 어지러운 상황까지 왔지만...

아홉 분의 작가님들이 함께하니 분량도 부담이 적어서 괜찮았다.

하지만, 대단하신 분들과 글을 나란히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해봅니다.

늘 그랬듯이

매거진의 이전글 약국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