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6년이라고 한다. OECD 국가 평균보다는 3.3년 높은 편이다.
과거에 비해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있지만 위생 수준과 의료의 질도 높아졌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높아졌다는 뜻이 그만큼 우리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이라는 정의를 가진 것이 바로 '건강 수명'이다.
즉, '기대 수명 = 건강 수명'일 때 가장 행복하겠지만 '기대 수명 >>> 건강 수명'이라면 슬플 것이다.
이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 수명은 73.1살로 기대 수명보다는 약 10년 정도 짧다.
어떻게 가면 잃어버린 10년의 갭을 채울 수 있을까?
하지만, 약국이나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체감적으로 느낀 사실을 앞으로 이 갭을 더 커질 것 같다. 점점 더 젊은 사람들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약을 타가기 시작했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이미 증명이 되고 있는 사실이다.
젊은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다.
2021년, 20세부터 39세까지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약 25만 명이었고, 이는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30%나 증가한 수치였다. 단기간에 젊은 세대의 고혈압 환자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비만과 스트레스를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젊은 당뇨 환자가 늘고 있다.
2022년, 20세부터 39세까지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15만 명이었고, 이는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 36%나 증가한 수치였다. 당뇨 또한 주된 원인은 비만과 스트레스를 꼽고 있다.
비단 만성질환뿐만이 아니다.
노화와 관련되어 있던 안과질환인 백내장, 노안, 녹내장, 망막병증 등에서도 젊은 환자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20대 중후반부터 우리 몸을 꾸준히 가꾸고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면 건강 수명은 계속 낮아질지 모른다.
남은 여생을 누워서 지낼 것인가?
약을 한 움큼씩 복용하면서 오래 살 것인가?
아니면, 조금은 절제하면서 운동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더라고 활기차게 살 것인가?
그 선택의 몫은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하루하루 어떻게 건강하게 살 것인지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누적되어 앞으로의 삶을 변하게 만들 것이다.
물론 누가 아무리 말해줘 봐야 실제로 본인의 의지를 가지지 않으면 쉽지 않다.
공부도 마찬가지 아닌가?
부모가 아무리 공부를 강요해도 아이가 내적 동기가 생기지 않으면 쉽지 않다.
건강을 지키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노화라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이 아닐까?
누군가는 건강검진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고 위기감에 생활습관을 180도 바꾸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저 약을 먹으면 낫겠거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그런데 일부 고지혈증 약은 꾸준히 복용하면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위기단계일때 빠르게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나 역시도 2018년에 첫 직장에 취업을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명목하에 약 2년간 열심히 술을 마신적이 있었다. 그리고 건강검진을 했을 때 키 176.3 cm에 체중이 74kg 수준이었고,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보다 약간 높게 나왔었다. 사실 나에게는 아주 충격적인 일이었다. 젊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있던 것이다.
환자들에게 생활요법을 강조하면서 만약 내가 고지혈증 약을 먹게 된다면 부끄러울 것 같았다. 그 후로 3년간 술을 거의 끊고 운동과 식단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
<2023년 7월 24일> 키 176.3 cm, 체중 66.4 kg, BMI 21.4, 골격근량 34.2 kg, 체지방량 6.0 kg.
체중을 약 8kg나 줄였고, 근력량은 높이고 체지방은 낮췄다.
실제로 식단과 운동을 시작하고 건강에 해가 되는 것들을 줄였더니 몸이 더 가벼워지고 체력도 올라갔다.
건강검진에서도 각종 검사에서 모두 정상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에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자 건강 에세이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책 출간 이후로 여러 지역에서 건강 강연도 소소하게 하고 있고, 여러 메거진에 청탁을 받아 다양한 건강 이야기를 집필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책 내에는 질병에 대한 정보, 치료 그리고 예방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질환을 다룰 수는 없었고 다빈도 질환 위주로 글을 썼었다. 그 당시 다루지 못했던 질환들에 대한 추가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이번 글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특히, 내가 오랫동안 연구했던 눈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만성질환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이전 책과 유사하게 어려운 내용보다는 최대한 쉽고 도움이 될 이야기들을 써보려고 한다. 치료보다는 예방의 관점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