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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Jun 05. 2023

그렇게 한가로운 사람은 아닌데 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한 3년전 제주도에 갔을 때인가 보다. 친구랑 같이 게스트하우스에서 내 나이 또래의 여행자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인생을 논하는 순간이 있었다. 보통 혼자가는 여행 끝에 인생에 대한 계획이나 나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는데, 이번에도 술이 들어가니 내면의 자아가 불쑥 밖으로 튀어 나왔나 보다.


그러던 중 어떤 형 한분이 했던 말이 내 뇌리에 기억에 남는다. "야, 죽을만큼 바쁘고, 정신없이 살다보면 너처럼 인생을 논할 시간이 없어. 한가하고 다 배부르니까 잡생각이 드는거야..." 순간, 누가 내 뒤통수를 쎄게 내리 친 것 같았다. 아, 이런 고민도 너무 사치인가?...


코로나 3년을 겪고 정상적인 일상을 찾은지가 벌써 반 년이 되어간다. 그간의 삶을 돌이켜 보면 돌이켜 볼 수록 순탄한건 아닌것 같다. 삶이 복잡하면 복잡했지 단순해지진 않았다. 더 바쁘게 돌아가고 회사일은 왜이리 정신이 없던지, 눈뜨면 주말이고 눈뜨면 한달이 지났다. 이렇게 생각없이 인생살다가 지팡이 신세 곧이겠구나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렇다고 일이 안 바쁜건 아닌데, 어떻게 살면 좋을지 하는 고민은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남아 있는 요즘이다. 5년전 그때 그 형이 말했던 게 맞다면, 내 인생 한가로운건가? 그렇다고 하기엔 몸 이곳저곳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달려왔고, 이젠 정신까지 황량해진 상태인데, 그건 아닌거 같다.


역시 밤중엔 오만생각이 다난다. 지금 이 정제되지 않은 생각들이 어디서 흘러왔고 어떻게 이어질지 잘 모르겠다. 오늘도 답 없는 고민을 품은채 먼 훗날 생각해보고 내일 출근이나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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